경상도 아가씨... 40계단 부산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다. 원래는 동래란 이름으로 바닷가 한쪽 귀퉁이의 조그만 어촌마을이었다가 일제가 반도와 대륙을 침탈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은 후부터 급격히 커진 경우가 되겠다. 조선시대 때 경상 감영은 진주에 있었으나 부산이 큰 도시로 성장하면서 경남 도청소재..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8.26
울렁울렁 울릉도 트위스트 섬과는 궁합이 잘 안 맞는다. 언제나 풍우가 오거나 풍랑이 일어 제때 들어가지를 못하곤 한다. 보길도는 세 번이나 갔건만 아직 한 번도 배를 타질 못했다. 울릉도. 비가 시작되기에 또? 했더니 역시 배가 뜨질 않았다. 묵호에서 하룻밤을 자고 배를 탔다. 일을 할 때는 휴일이 일요일 하..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8.22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고택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8.15
마른장마, 종로에서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8.13
끝없이 끝없이 자꾸만 가면... 밤배 “1973년 남해를 여행하던 중 금산 보리암에 하룻밤을 묵게 됐다. 발아래는 남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 상주해수욕장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캄캄한 밤바다에 작은 불빛이 외롭게 떠가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 인상을 그대로 메모해 즉석에서 곡을 흥얼거려보니 어느 정도 노래가 되어 그 다음날 서울로 올라와 다듬어 ‘밤배’를 완성했다. 아직도 금산 보리암에서 바라본 밤바다의 작은 불빛, 그 밤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가야할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가야하는 밤배는 거친 바다와 싸우며 삶을 살아가는 어민들의 운명이기도 해 ‘밤배’는 그들에게 바치는 노래이기도 하다.” 노래 에 대한 작곡가 오세복의 술회다. 독일마을에서 본 물건항 금산 보리암에서 본 은모래비치 삼천포에서 남해도로 건너가는 연육교가 ..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7.11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소록도 전라도길 - 소록도 가는 길에 한하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7.07
7월, 청포도의 계절 사천에 살 때, 글을 쓰겠다고 날마다 밤새 습작을 끼적거리고는 일어나면 정오가 넘어 있곤 했었다. 어느 날 예외로 아침 일찍 깨어 맑은 정신으로 창문을 열었다. 7월의 첫날 아침이었다. 원룸 앞으로는 사천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다. 들판은 벼가 자라 새파란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았..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7.03
금산 아가씨 금산은 원래 전라도 땅이었던 것을 1960년대 당시 정치 모리배들의 치졸한 계략으로 충남에 편입한 곳이다. 오늘날 아프리카가 늘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는 것은 서양 제국들의 편의주의식 국경설정으로 인한 비극의 발로이다. 한 국가 안의 땅덩어리이기에 아프리카 같은 부족전쟁이 없..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6.29
단장의 미아리 고개 1950년 9월초였다.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치열해져 가고 있었다. 단신으로 피란을 떠난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던 아내는 할 수 없이 어린 딸과 피란길에 나섰다. 서울 미아리고개를 막 넘었을 때였다. 허기를 견디지 못한 어린 딸이 자욱한 화약연기 속에 숨을 헐떡이다 그만 명줄을 놓고 ..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6.24
삼다도 소식 중세 유럽을 휩쓸고 공포에 몰아넣은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 페스트. 보카치오의 은 세 명의 남자와 일곱 명의 여자가 이 페스트를 피해 피렌체 교외 청정한 시골마을로 피신을 가서 만들어낸 이야기다. 꼭 그러려고 간 건 아닌데 제주도로 건너간 때가 메르스가 확산하면서 감염자수가 시나브로 늘어가고 있는 때여서 페스트를 피해 휴양 간 데카메론을 생각하였다. 내국인들은 그닥 실감을 못하는 편이지만 외국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제주도에는 마스크를 쓴 외국인들이 엄청 많았다. 지금은 그마저도 없어 관광수요가 반으로 줄었다 한다. 어쨌든 본의 아니게 나는 메르스를 피해 휴양을 간 셈이 되었다. 혼자 가는 여행과 동행이 있는 여행은 나름대로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라 어느 것도 좋다 싫다를 말할 수 없지만 난 아무래도 혼자 다..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