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있는 풍경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세를 뒤집어 놓은 봄이었다. 그래도 찻잎은 돋아나고 봄비는 내렸다. 자연은 늘 그렇다. 자연은 언제나 옳다. 다원으로 소리샘 찾아오다. 여느 해 같은 봄이 오고 지나갔다. 지나가고 나니 여느 해보다도 더 아름다운 봄이다. 슈베르트 : 봄 꿈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20.08.31
광주차(茶)문화전시회 오전 10시에 오픈하는 광주국제차(茶)문화전시회를 가려고 새벽부터 서둘러 전철역 마륵역에서 내렸다. 김대중컨벤센터로 걸어가는데 꽤 여러 사람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다. 다들 젊은 사람들이다. 혹 이 사람들도 차문화전시회장 가는 거? 했더니 과연 행선지가 나랑 똑같다. 요..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9.10.25
넉넉한 그늘 해마다 보던 것이어서 별 관심 없이 대했더니 올 봄에 문득 본 고로쇠나무가 저만큼이나 거목이 돼 있어요. 그간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 버렸음을... 나도 이만큼이나 나이가 됐음을... 절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처음 반천을 찾아들었을 때는 갓 40이던 새파란(?) 청춘이었는데. 커다란 그늘..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9.07.03
관리보살 전에 한동안 관리집사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람을 고용해서 일은 부려먹으면서 월급은 제대로 안주는 교회 이야기다. ‘집사’라는 허울 좋은 감투를 주고는 온갖 허드렛일을 다 시킨다. 월급은 안 주고, 혹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하나님과 예수님을 들먹인다. 당신은 하나님..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9.07.01
시간이 없다고? 바쁜 일상에 차를 우려 마실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물을 끓여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가 그래서 더 좋다고 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차를 안 마신다는 이유다. 차가 너무 고가라 영 지갑을 열기가 어렵다는 것도 이유라고 한다. 일리가 아주 없지는 않지만 적당하지 않은 핑계다. 솔..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8.06.20
아름다운 일탈 지독한 겨울이었다. 혹한이 휩쓸고 간 대지에 봄빛이 희망처럼 어른거렸다. 봄이어도 냉혹한 겨울의 상처는 고스란히 남아 남녘의 차나무들이 초록이 아닌 검은색으로 변색하였다. 차인들의 속도 검게 탔다. 그래도 희망은 죽지 않아 찻잎은 저리도 파랗게 소생하고 있었습니다. 죽은 것..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8.05.11
꿈은 이루어진다니까 차 씨앗을 채취하려고 11월 초에 차밭에 갔더니 가을에 피었던 꽃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꽃잎이 다 떨어지고도 한참을 있어야 열매가 영그는 법이다. 상식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그 상식이 적용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 가야 씨앗을 딸까 궁리는 해대는데 또 얼핏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7.11.28
마지막 몸짓을 나누자 다른 사람을 찍어 주는 일만 하니 내가 차 작업을 하는 모습은 없다. 내겐 희귀한 사진이다. 이젠 떠나려고 한다. 어느 한때 이 노래와 더불어 몹시도 외롭던 날들이 있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고독했던 때였을 것이다. 가장 찬란하기도 했던 시절이다. 비두로기 : 마지막 몸짓을 나누자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7.07.25
안녕 초록 이른 새벽에 일어나 차밭으로 올라간다. 언젠가는 꼭 한번 차밭에서의 해돋이를 보리라 스스로 다짐했는데 이제야 그 다짐을 실행한다. 마지막이라는 절박감이 몰아세운 탓일 것이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또 이후에도 기회가 있다고 여유를 부렸으면 역시나 미뤘을 게 뻔하다. 이른 새벽..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7.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