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들어서니 음악이 흐른다. 남도 음악인 것 같은데 처음 듣는 노래다. 남원이다. 동편제의 고을, 혼불의 고장, 섬진강이 흐르고 장엄한 지리산이 굽어보는 곳. 끊임없이 음악과 문학이 생성되는 곳. 간밤에 눈이 내렸지만 날이 많이 포근해졌다. 이제는 짜장 한파는 없으리라. 꽃샘추위야 뭐 무시해도 된다. 둘레길을 걷는다. 오늘은 교룡산(蛟龍山). 산이란 산에는 죄다 길을 만들어 놓고 또 죄다 둘레길이라 이름 붙였다. 웰빙이라 하여 자동차 대신 도보가 활성화 되면서 언제부턴가 도보 열풍이 일고 지자체마다 너도나도 길을 만들어 댄다. 활용성과 타당성도 무시하고 그저 유행처럼 그렇게 하는 게 과연 옳은지 모르겠다. 산을 깎는 것이 자동차 폐해보다 더 나은지 아닌지는 얼핏 판단이 서지 않는다. 원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