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코리안 나이트 2

고부지간이 동서지간 되는 방법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두 과부가 살았다. 스물을 갓 넘긴 청상 며느리와 그의 시어머니. 어느 봄날 낯선 사내가 찾아들었다. 체격이 건장하고 사내 냄새 물씬 풍기는 포수였다. 돈은 얼마든지 낼테니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했다. 집이 워낙 누추한데다 여자만 둘이서 사는 집이라 곤란하다고 거절했다. 두 자매분이 참 이쁘십니다. 넉살 좋게 능갈치는 사내의 수작이 보통 아니다. 자매라니요. 이 아이는 제 며느립니다, 시어머니는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내색은 못하나 마음이 달떴다. 어쨌든 앉으셔서 냉수라도 한잔 하세요. 아, 고부지간이시군요. 포수는 툇마루에 걸터앉더니 내려놓은 망태를 열어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낸다. 어머님이 이리도 정갈하고 한아하시니 며느님도 본을 받아 참으로 곱습니다. 미천한 몸이라 가진 게 변변..

마님 빚 갚다

광실의 쌀가마니가 알게 모르게 축나는 것을 느낀 정연은 옆집 하인 석근이 의심스러웠다. 제집 여종인 금순이와 눈이 맞아 수시로 들락거리는 게 영 언짢던 참이었다. 오늘도 석근이 놈이 온 걸 대뜸 불러세웠다. “석근이 너 나좀 보자” 영문을 모르고 잔뜩 주눅이 든 석근에게 엄포를 놨다. “니가 우리 집 드나들면서 광실 쌀을 훔쳐 갔지?” “마님 무슨 그런 해괴한 말씀을... 아니유” 석근이는 한사코 아니라고 발뺌을 했지만 정연이는 곧이듣지 않고 을러댔다. “내가 네 놈 짓인 걸 모를 줄 알아? 그래서 너를 혼내 주겠어” 정연은 냅다 석근이의 가랑이 사이를 걷어찼다. 석근은 공중제비로 튀어오르며 비명을 질렀다. “바른대로 이실직고 하지 않으면 열 대 때릴 거야” 연달아 석근의 거시기를 후려찼다. 거시기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