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월정사 전나무길 일상이 무료하면 사람들은 문밖을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보통의 사람들은 엄두를 못내고 그리워만 하다가 만다. 바람 쐬러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또 대부분 바다를 동경한다. 좋다. 드넓은 바다는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단 한 시간만 그곳에 섰다 오면 어느 정도 마음이 치유..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0.31
경강역으로 가는 길 춘천 춘천에서 나고 자라고 학창시절을 보내고 다년간의 직장생활도 했다. 세상에 대한 견문이 좁았던 그 시절 다른 세계로 나가는 창구는 역시 청량리행 기차였다. 비둘기열차가 있었고 통일 열차가 있었고 무궁화열차가 있었다. 지금은 다 사라지고 전동열차로 통합되었다. 차비를 아끼려..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0.23
괴산 산막이옛길 ‘가을은 참 예쁘다 하루하루가’ 박강수의 노래가사처럼 가을 그것을 딱히 표현할 정확한 낱말을 모르겠다. 그저 참 예쁘다. 길은 집 밖에 있다. 길을 간다는 건 집을 나와 흐른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정체하거나 머물러 있지 않고 생생하게 자유롭다는 말이다. 자연에 가을이 가득했다..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0.14
순천 송광사길 어둠이 짙은 새벽. 새벽이라기보다 한밤중이다. 순천터미널에 내렸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터미널 대합실은 닫혀 있다. 송광사를 갈 요량이었다. 송광사행 첫차가 5시 45분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두 시간여를 기다려야 하는데 터미널이 닫혀 있으니 시간을 죽일 데가 마땅히 없다. ..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0.09
칠곡 팔공산 한티재 고갯길이라 해도 전망이 좋은 건 아니다. 구절양장 허위허위 오르다 잠깐 멈춰 서서 휘돌아보면 보이는 건 짙은 초록의 나무들이다. 이 외진 길은 자동차 드라이브라면 모를까 걸어서 넘기엔 좀 힘겹다. 여름이니까. 그것도 8월 초 가장 더운 철에. 게다가 빗방울 듣는 오후 나절은 습기로..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0.04
속초 장사항에서 고성 삼포 해변까지 우리나라 도보여행자들의 로망이기도 하고 필수 코스이기도 한 동해안 해파랑길. 추석 연휴에 그 한 구간을 걸었다. 속초 장사항에서 출발하여 고성 삼포 해변까지의 아름다운 길. 뭐 이 구간이 해파랑길에서 특별히 아름다운 데라서 선택한 건 아니다.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의 전 구..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9.25
울진 산길 1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올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2 고요한 밤 어두운 수풀 가도 가도 험한 수풀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산길은 험하다. 산길은 멀다. 3 꿈같은 산길에 화톳불 하나. (길 ..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9.17
고성 동진대교가 있는 해안도로 시나브로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서 어느 날 저녁 해가 무척이나 짧아져 있는 걸 깨단한다. 어느 결에 계절이 이만큼 지났구나. 이젠 찬물로 샤워하기가 싫어졌다. 바닷길은 겨울에 걷는 게 좋다. 풍경도 풍경이려니와 특성상 그늘이 별로 없는지라 무더운 여름날의 도보여행으로 단단한..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9.09
충주 하늘재 6월의 하늘재. 숲은 짙은 초록으로 우거지고 하늘은 맑디맑다. 여름의 절정이다. 경순왕은 나라를 통째로 들어 왕건에게 바쳤다. 태자는 부왕에 불복종해 신라의 재건을 꿈꾸며 궁을 떠났다. 한 서린 마의태자를 동정해 후세 사람들은 경순왕을 비난하였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임..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9.05
달성 마비정 벽화마을 동네 이름이 좋다. 화원花園. 꽃동산. 해남에도 화원면이 있고 이곳은 달성 화원읍이다. 읍에서도 시오리 정도 더 벗어난 외진 궁촌에 근래 부상하고 있는 벽화마을이 있다. 마비정마을. 마비정이라는 지명에 대한 전설이 있긴 한데 전설 따위야 지역민들이 제 입맛에 맞게 지어낸 이야기..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