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156

군산 철길마을

사라져 갔기에, 가질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답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라서 애틋하고 그리운 것이다. 그와 또는 그녀와 결혼하여 산다면 그처럼 애틋하고 아름다울까. 이제는 증기로 움직이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기차(汽車)라고 한다. 가슴에 박힌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아침,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날은 맵싸해도 청량한 겨울아침의 공기가 상쾌햐다. 전에 몸담았던 문학카페에 군산에 사는 사람이 있어 가끔 그곳의 사진을 올리곤 하였다. 어느 날은 경암동 기찻길 풍경을 올렸는데 아주 이국적이고 생경한 풍광이었다. 그때만 해도 경암동 기차가 운행되고 있어서 좁다란 골목길을 천천히 운행했다. 아이라도 뛰어나올까 아슬아슬한 아주 이색적인 기찻길이었다.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오래도록 마음만 있었다. 군산 경암동 ..

대구 동대구로 (두산오거리에서 MBC네거리까지)

수많은 날들이 우리 옆을 다녀가지만 똑같은 날이었던 적은 없었다. 반복되는 날이라고 지루해하거나 자괴하지 말자. 오늘 카푸치노를 마셨다면 내일은 아메리카노를 마시자. 결코 똑같은 날이 되지 않게.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해도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 똑같지 않을 것이다. 햇살의 양이 다르고 미세먼지도 다르다. 가로수의 나뭇잎도 어제와 분명히 다를 것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는 대구의 동대구로를 걸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없는 것이고 사람마다 심미안이 다르니 순위에 랭크되었다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수성못부터 동대구역까지의 대로다. 이 길이 아름답고 특이하다는 건 중앙분리대 대신 숲이 조성되어 있어서다. 대도시의 삭막한 미관을 이 숲이 완벽하게 바꿔 놓았다. 오늘도 역시 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