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148

가로수 길에서

삼척은 삼나무 영동은 감나무 고창 외곽은 소나무 등 요즘엔 가로수 수종도 다양해서 도시마다 저마다의 특성에 맞게 심어 놓지만 내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거개가 플라타너스였다. 뭐든지 옛 추억이 깃든 것이 아름다워서인지 나는 아직도 플라타너스가 가로수로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넓은 이파리여서 폭염에 달구어지려는 도시 가로를 가려 주는 그 청량감은 플라타너스가 제격이 아닐까. 지금은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 외 오래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다운 가로수는 남들도 다 좋아하는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조치원(현재는 세종시)에서 청주로 가는 길의 플라타너스, 예천 선몽대 은행나무, 월정사 전나무, 내장사 단풍나무 등이 생각난다. 그리고 봄이면 전국 어디서나 비경을 자랑하는 벚나무길이 있다. 이문세의 은..

모란 동백 그리고 이제하

가수 조영남은 자신의 장례식에 이 흘렀으면 좋겠다는 일종의 유언을 했다. 아마 그의 바람대로 될 것이다. 이 노래는 원곡이 이제하다. 이제하가 누구인가. 우리가 소설가로 알고 있는 그 사람이다. 각종 문학상을 수상한 천재적인 작가다. 소년시절부터 문재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이미 고교시절에 시인으로써 수많은 팬을 확보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대학은 홍익 미대를 수학했다. 시 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조예가 깊은 전방위 예술가였다. 성인이 되어서는 소설을 썼다. 문학과 미술을 병행하는 특이한 삶을 살았다. 1974년에는 현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지만 문학계의 천박한 행태들을 비난하며 수상을 거부했다. 예술활동 이외에도 카페, 의상실 등을 운영하기도 하는 등 구애받지 않는 이력을 쌓기도 한다. 그 스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