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기도 어느 아침에 문득 흥얼거려지는 노래가 있다. 하루 종일 그 노래를 흥얼거리곤 한다. 신기한 현상이다. 음악은 아름답다. 그러나 모두 아름답지는 않다. 뭐 시끄러운 재즈나 끈적한 소울 따위 장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어떤 계기로 인해 그 음악에 대한 부정적인 감성이 내 안에 들어오게..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4.03.13
배철수의 음악캠프 여름과 겨울 단지 춥고 더움의 차이는 아니다. 빛과 어둠 그 시간의 차이. 굳건하게 팝 전문 프로그램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예전 소싯적에 퇴근길에 듣던 음악들. 고단한 일을 마치고 하루의 마침표를 찍는 그 거리에 음악캠프가 있었다. 어스름이 내리는 은행..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4.01.24
휘파람을 부세요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에는 연화로 분한 배슬기가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휘파람을 부세요. 휘파람은 우리에게 가장 인간적이고 원초적인 감성을 준다. 길거리에서 논두렁길에서 숲속 오솔길에서 벽돌담골목길에서…… 맑고 투명한 그 소리를 들으면 이유 모르게 천진해지고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2.27
아베 성모 마리아 천사 가브리엘이 그에게 들어가 가로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눅 1:28) 클래식이라 일컫는 고전음악을 접하게 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아 그 깊이도 얕고 지식도 일천한 상태다. 그래서 이 <아베 마리아>도 오래 전부터 부르고 연주되어 왔던 걸로..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2.25
정선 은진다방 서울서 놀러온 처자 셋이서 커피를 마시겠다고 읍내를 둘러보다 들어선 곳이 ‘은진다방’ 야, 니 이름이랑 똑같다야! 테이블에 앉은 처자들은 메뉴를 정하느라 한참 골머리를 앓는다. 카페라테 에스프레소 카페모카 콘파냐 라테마키아토, 심지어는 아이스모카치노까지 거론하며 한참..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2.23
비파를 아십니까 가정을 함락시키고 파죽지세로 서성으로 진격한 사마의는 너무나도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에 당황하였다. 절박한 전세에 분명 촉의 군대는 결사항전의 전의로 성을 지키고 있어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성문은 사방이 활짝 열려 있고 적병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데 성..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2.22
열일곱 살에 진실을 알았다 아주 먼 옛날 한 쌍의 두루미가 서로 사랑하였는데 그 사랑 맺지를 못하고 암두루미가 먼저 세상을 하직했다. 떠나는 연인에게 수두루미는 부디 잘 가라고 안녕을 기원하며 약속을 했다. 비록 지금은 당신을 먼저 보내고 나는 몹시 아프지만 먼훗날 기필코 당신을 다시 만나리다. 먼저 가..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2.18
질투 이미지라는 것. 사람에겐 절박하지 않은 것이면서도 중요한 것임을 안다. 첫인상의 중요성. 어느 연예인의 한순간의 일탈이 가져오는 이미지 추락. 그는 이후로 평생 연예인으로서 다시 서지 못 하기도 한다. 우리는 대중가요로 추억을 소유한다. 잊고 있었던 그 겨울 그 골목길의 영상을..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2.16
가난한 사랑 노래, 그대의 찬 손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하여 그리움을 버렸..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2.07
반전 가요 '아리랑' 우리는 6·25를 ‘사변’ 또는 ‘동란’이라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전쟁’이라 한다. 삼팔선으로 그어 갈라져 있긴 해도 남북민 스스로는 같은 나라이고 같은 민족임을 자각하고 있었으므로 전쟁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세계 역사엔 한국전쟁으로 기록되어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