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음악은 싫어 음악을 연주하려면 악보가 필요하다. 이건 서양음악에 해당된다. 국악엔 악보가 없다. 정통 국악공연을 보면 연주자들은 악보 없이 자기만의 연주를 한다. 음악에 악보가 필요할까. 악보는 그저 작곡자의 편의상 있는 것이지 그걸 연주에 쓰라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음악은 전승..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7.11.27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려면 머루와 다래는 꼭 먹어줘야 제격이다. 이곳 스무골에는 다래덩굴이 엄청 많다. 많긴 한데 다래 열매가 열리는 덩굴은 드물다. 어쩌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덩굴을 발견하게 되는데 저 까마득한 낙엽송 꼭대기에 올라가 있어 도저히 따기 어렵다. 나만이 아는 장소가 있다...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7.09.20
김범룡에 의한 청춘의 편린들 1 .예지몽 드라마 ‘대조영’을 보는데, 당(唐)의 측천무후가 정신이 투미해지고 판단력도 흐려지면서 노망 끼가 보인다. 뜬금없이 나라에 역모를 꾀하는 자들이 있다면서 꿈에 선황이 일러줬다는 거다. 나라가 망하려면 군주가 황당무계한 징조를 보이는 게 역사적으로 보아 당연한 수..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7.09.04
아까운 천재들 박수칠 때 떠나라? 대체로 수긍한다. 요절한 가수 유재하... 흔히 그를 천재가수라고 일컫는다. 그가 요절했기 때문에 보내는 찬사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좀 과장된 평가라는 생각. 첫 음반이 나오고 미처 뜨기도 전에 고인이 되었으니 참 아깝고 애석한 일이다. 그래서 꽃을 피우지 못..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7.03.13
마음은 집시 2박 3일의 수학여행. 첫날의 들뜬 분위기와 혈기들도 둘째 날이 되자 그것도 다들 시들해졌는지, 피곤에 지쳐 꾸벅꾸벅 조는 놈에, 담임 눈을 피해 맨 뒷자리에서 맥주를 홀짝이는 놈에, 지성인답게 책을 들여다보는 놈에, 그것도 아니면 무심히 창밖에 시선을 주고 있는 놈에... 아침부터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7.02.21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친구가 죽었다. 고등학교 1학년 가을이었다. 나랑은 별로 친하지 않은 그 아이가, 그래서 왜 죽었는지는 아직도 알지 못하는. 자살이었다. 자취방 안에 연탄을 들여놓고 가스를 마셨다. 하얗게 서리가 내리던 늦가을이었다. 을씨년스럽게 방문을 열면 보도블록 깔린 마당에 싸늘하게 덮여..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6.11.18
사랑의 기쁨 또는 서운함 남삼한 검은머리, 검은 눈. 검은 뿔테 안경. 이런 이지적인 외모에다 카랑카랑한 목소리. 수많은 히트곡에 전 세계를 돌며 천상의 소리를 들려주던 여인. 나나 무스쿠리(Nana Mouskouri) 눈부시게 고독한 젊은 시절에 나는 그녀의 종이 돼도 좋다 할 정도로 그녀에게 빠졌었다. 그녀의 노래는 음울하다. 고..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5.10.12
쓸쓸한 연가 가을, 늦가을이었다. 그 아침, 스산했다. 플라타너스 잎들이 길위에 수북이 떨어지고 있었다. 찬이슬이 흠뻑 적셨다. "어쩐지 자꾸만 눈물이 나올 것 같네요" 스산했다. 늦가을이어서가 아니다. 플라타너스 잎들이 내려 쌓여서도 아니고 빌어먹을 이슬 때문도 아니었다. 어쩌면 가슴은 울..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