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환상의 단풍나무거리
나는 단풍나무를 젤루 좋아합니다. 근래 배롱나무에 꽂히긴 했지만 역시 으뜸은 단풍나무입니다. 선연한 가을의 붉은 잎도 물론 좋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여름의 초록 잎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소싯적엔(?) 그저 단풍이겠거니, 차도 막히고 불편한데 무신 단풍놀이고? 북적대며 가을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까짓 게 다 뭐야. 동료들과 방에 처박혀 고스톱으로 단풍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이제사 단풍, 그리고 다른 가을의 모든 것들의 아름다움을 깨닫고는 행여 가을을 잃어 버릴까 문밖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청춘시절, 그것이 조금 억울하기도 하고 어리석었던 자신을 질책하기도 합니다. 팔공산 단풍길을 일구월심 기다려 다녀왔습니다. 파계사에서 동화사까지 이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