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날 학교 앞에는 꽃과 졸업장통을 파는 사람들로 장사진이어서 그 풍경만으로도 분위기가 흥성했다.
더불어 교정에는 사진사들이 북적거렸고 좀 있는 집 애들은 부모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와 찍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미소만 짓게 만드는 오래전 풍물이 되었다.
졸업 풍경도 변했고,
코로나가 창궐한 지금은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학부모 없이 약식으로 간단하게 하고는 졸업사진은 집에 와서 엄마가 스마트폰으로 찍는다.
참으로 불행한 세대다.
아이들도 그렇고 가장 안타까운 건 대학입학생이다.
OT 도 하고 싶었고 MT도 가고 싶었고,
대학생이 되면 가장 빛나는 청춘시절을 보낼 거라 꿈꿨는데...
참으로 불행한 세대다.
졸업을 하고 나서 입때껏 한번도 모교를 가보지 않았다. 그 근처라도 가질 않았었다.
나이 들면 생긴다는 수구초심인가.
.왜 옛 학교에를 가보고 싶었는지.
당연 교사도 옛 건물이 아니고 기억의 편린들이 하나도 살아나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문도 굳게 닫혀 있고, 아무 감정도 없이 빈 학교만 보고 왔다.
뒤에 보이는 건 봉의산.
춘천의 모든 학교 교가에 아이들은 죄다 봉의산 정기를 받고 자라났다.
그래도 우리 교동국민학교는 봉의산 바로 아래 있으니 그 정기 가장 많이 받았을지니.
정기 많이 받은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다른 애들은 나보다 잘 나간 인생들인지?
멀었던 춘천여고가 이제 가보니 500미터도 안되는 바로 코앞이다.
그땐 왜 그리 멀었을까. 지금은 춘천도시공사가 들어앉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17만 명이나 되지만 그래도 먼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내가 PCR검사를 받게 될 줄이야!
동료가 확진판정을 받고 재택근무에 들어감으로 직원 전원이 검사를 받았다. 모두 음성이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이리도 안도감이 들고 고마운지ㅠ ㅠ
저 혼자 잘났다고 고고한 척하기가 실은 불가능하다. 어떤 형태로든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그러니 이런 팬데믹현상 앞에서는 주류로 살 수 밖에 없다. 바이러스가 나만 피해가지는 않을 테고, 설사 피해가더라도 남들과 똑같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즉, 홀로 고고할 수 없는 주류인 것이다.
어쨌든 나도 불행한 세대에 속한다.
찬차우하 : Graduation 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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