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12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내 나이 서른 즈음에 그의 죽음을 보았다. 나와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난 그. 나보다 나흘 먼저 태어났다. 그가 서른 즈음의 인생사를 노래하며 홀연히 생을 마감하였다. 오랫동안 대구에 사셨던 천영숙 선생님으로부터 방천시장 옆골목으로 가보라는 언질을 듣고 폭염 안에 절절 끓고 있는 대구를 오랜 만에 가다. 특별히 좋아했던 가수는 아니지만 그의 노래를 듣거나 떠올릴 때면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소박해서 너무나 소박해서 또 짠하다. 특별히 화려하고 예쁘장하게 꾸미지 않고 그저 있던 벽돌담에 그의 그림을 그려 놓은 게 전부다. 생전 풍성한 악기 편성 없이 기타와 하모니카만 가지고 노래를 하던 고인의 성향 그대로다. 그 소박함이 더 가슴에 들어와 담긴다. 서른 즈음에 떠난 그보다 근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