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12

청량리 블루스

서울시 전농동이라는 동명(洞名)이 있어도 사람들은 내내 청량리라 한다. ‘청량리’라는 이름에는 과거와 추억과 설렘과 애잔함 등의 정서와 감정이 들어있다. 반봇짐 싸들고 무작정 내뺀 소년 소녀가 처음 만나는 서울이 청량리였다. 또한 회색 콘크리트 숲에 지친 청년들이 도망치기 위해 간 곳도 청량리였다. 淸凉里 이름처럼 청량하지 못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늘 공존하고 있는 곳. 그 이름을 말하거나 떠올릴 때면 늘 따라다니는 오팔팔. 오늘도 그 골목에선 병든 꽃들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 아니 어쩌면 증오하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바스락 말라 가고 있다. 옛날 청량리역에 내려 광장으로 나가면 벅차게 다가오는 거대도시의 설렘이 있었다. 그때 그 광장은 얼마나 넓고 매력적이었는지 모른다. 그곳은 약속하고 만나기도 하는 장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