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장태산휴양림 메타세쿼이아 길 의식 잃고 쓰러져 있는 게 아니다. 놀러온 일단의 아가씨들이 각종 콘셉트를 연출하며 사진들을 찍고 있다.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현재를 즐기는, 자유분방한 젊음의 아름다움이여. 어느 여인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다. 그게 연애하자는 하자는 노골적인 제안일 리는 없지만, 또 이 ..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1.22
초겨울의 정읍 내장사 길 또 때를 못 맞췄다. 이쯤이면 내장사 단풍이 볼만하겠다고 우정 날을 잡았는데 너무 늦었다. 그야말로 새빨간 세계를 바랐다만 현지에는 이미 잎이 다 진 단풍나무들이 많았다. 허연 나목으로 줄선 풍경이 어느새 겨울이 왔음을 실감나게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몹시 추운 날이었고 강원도의 스키장들도 이날 개장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중부지방엔 진종일 비가 내렸나 보다. 라디오에서는 하루 종일 비 내리는 이야기를 하고 비에 관한 노래들이 나온다. 강원도엔 눈이 내린다고 하고. 코발트 색 하늘과 화창한 햇볕을 담은 남부지방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다. 그러나 역시 날이 몹시 춥다. 가을은 이 주가 마지막일 것 같다. 때 놓친 단풍놀이라 많이 김이 샜지만 초겨울의 은근한 색도 나름 매력이 있다. 일부 철늦은 일부 단풍나무는..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1.20
이게 내 인생이렷다 죽음은 점점 가까워 오는데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그까짓 노래 제목 하나 모르고 죽는 게 무슨 대수라고, 그것도 크게 유명하지도 않은 먼 나라의 노래 때문에 나달이 지나갈수록 조바심이 짙어져서 마음에 큰 병이 생길 지경이었다. 우리 어머니는 KBS드라마 <첫사랑>에 깊..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9.11.19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아주 짧게 지나가는 계절이다. 이 짧은 가을이지만 같은 가을이 아니다. 지루한 혹서의 여름이 끝날 무렵 코스모스가 피고 고추잠자리가 날면 사람들은 가을의 정취에 설렌다. 이 서늘한 첫 가을이 좋다. 들판이 황금색으로 변하고 뒷산 알밤 떨어지는 소리 들리는 가을이 온다. 이 가을..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1.12
장성 백양사 단풍나무길 지난번 축령산 편백나무숲을 갔다가 인근 백양사를 들렀었다. 경내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단풍나무다. 어느 해 연분 봄에 세 누이를 모시고 다닌 전국일주 여행 중에 들렀던 곳이기도 하다. 백양사로 들어가다가 우거진 단풍나무 가로수가 너무 멋져 그만 돌아오고 말았다. 가을이 무르..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1.08
천불천탑 운주사 천불천탑(千佛千塔) 도량 운주사. 옛날에는 정말로 천불과 천탑이 있었는지 모르나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아마 상징적인 숫자일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눈 가는 데마다 발길 닿는 데마다 불상이요 탑이다. 과연 천불천탑의 요새임을 알겠다. 유명 사찰이면 어김없이 입구에 휘황한 상..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9.11.03
시월의 마지막 밤 눈 돌려 보이는 것마다 가을이다. 이런 가을은 아무렇게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작품이 된다. 무슨 글이 소용이랴. 어떤 묘사가 필요할까. 그저 침묵할 뿐. 걸어간다 말없이, 그것이 그들과 교감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태백의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이 가을도 금세 스러져 버릴 것이다. 너..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9.10.31
평창 월정사 전나무길 일상이 무료하면 사람들은 문밖을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럼에도 보통의 사람들은 엄두를 못내고 그리워만 하다가 만다. 바람 쐬러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또 대부분 바다를 동경한다. 좋다. 드넓은 바다는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단 한 시간만 그곳에 섰다 오면 어느 정도 마음이 치유..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