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돌려 보이는 것마다 가을이다.
이런 가을은 아무렇게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작품이 된다.
무슨 글이 소용이랴.
어떤 묘사가 필요할까.
그저 침묵할 뿐.
걸어간다 말없이, 그것이 그들과 교감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태백의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이 가을도 금세 스러져 버릴 것이다.
너무나 짧다. 짧아서 아름다운가.
그럴 거면 오지나 말지.
내 사랑도 내 인생도 이리 끝나려 하나 보다.
어제 같은 아침이 왔으면 좋겠다.
김희진 : 잊혀진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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