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나 보지 속리산에서 발원한 대하가 보은 괴산을 거쳐 충주에서 남한강에 합류되고 남한강으로 흐르던 대하는 두물머리에서 또 하나의 한강을 만나 서해바다로 흘러든다. 괴산을 지나는 동아는 괴강이다가 충주에서는 달래강이 된다. 오누이가 길을 가다 비를 만나 흠뻑 젖었다. 옷이 찰싹 달라붙어 누이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자 사내는 본능적인 성욕이 불끈 일었다. 죄책감과 수치스러움에 심히 괴로워하여 자신의 성기를 돌에다 짓찧어 피투성이로 죽었다. 내를 건너던 누이는 동생이 따라오지 않자 되돌아가서는 그 처참한 광경을 보았다. 상황을 판단한 누이는 피투성이 동생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아이고 이놈의 자식! 달래나 보지... 달래나 보지... 그리하여 그 내(川)가 지금의 달래강이 되었다 하는데, 전설이나 설화야 그저 사람들 재밌..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9.09.25
속초 장사항에서 고성 삼포 해변까지 우리나라 도보여행자들의 로망이기도 하고 필수 코스이기도 한 동해안 해파랑길. 추석 연휴에 그 한 구간을 걸었다. 속초 장사항에서 출발하여 고성 삼포 해변까지의 아름다운 길. 뭐 이 구간이 해파랑길에서 특별히 아름다운 데라서 선택한 건 아니다.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의 전 구..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9.25
붉은 촛불, 불갑사 꽃무릇 다른 곳에 있었다면 온갖 관심과 총애를 받았을 어여쁜 고독이, (너무나 많은 관심 덕에 이 손에 치이고 저 손에 치이다 종내 스러지고 말겠지만) 바다처럼 일렁이는 거대한 화군(花群)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선 자태로는 그 누구의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꼭 나를 닮은 것 같아 마냥 애정이 갑니다. 그러니 나라도 어여쁘게 보아주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이 사진을 찍은 건 나 밖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꽃무릇이지요. 여기 불갑사와 함께 3대 유명 군락지가 인근의 함평 용천사 고창의 선운사로, 다 절집 주변에 있는 건 탱화를 그릴 때 요긴한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중에 얽힌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지라 ‘중의무릇’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상사화와 혼동하기도 하는데 식물 외형도..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9.09.23
울진 산길 1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올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2 고요한 밤 어두운 수풀 가도 가도 험한 수풀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산길은 험하다. 산길은 멀다. 3 꿈같은 산길에 화톳불 하나. (길 ..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9.17
진부령 아가씨 홍천에서 동해바다를 가려고 나서면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원통에서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은 한계령을 넘어 양양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미시령을 넘어 속초로 간다. 이 길은 용대리에서 다시 갈라져 오른쪽은 미시령, 왼쪽은 진부령 너머 고성으로 이어진다. 세 길 모두다 고..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9.09.16
고성 동진대교가 있는 해안도로 시나브로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면서 어느 날 저녁 해가 무척이나 짧아져 있는 걸 깨단한다. 어느 결에 계절이 이만큼 지났구나. 이젠 찬물로 샤워하기가 싫어졌다. 바닷길은 겨울에 걷는 게 좋다. 풍경도 풍경이려니와 특성상 그늘이 별로 없는지라 무더운 여름날의 도보여행으로 단단한..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19.09.09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우리나라의 중심 서울, 서울시청은 그 서울에서도 한가운데 있다. 조중동을 비롯한 신문사, 정부종합청사, 세종문화회관. 은행과 굴지의 대기업 본사들, 덕수궁과 경복궁, 그리고 박물관들. 정치 경제 문화 예술을 총망라한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심장부다. 시청역은 그 모든 인프라가 모.. 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2019.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