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노래를찾아떠나는여행

영일만 친구

설리숲 2014. 4. 2. 17:24

 

 

 가끔은 바다엘 가자. 살면서 몹시 조급하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낯선 어떤 곳이 그리울 때 탁 트인 동해바다엘 갈 일이다.

 가 봐야 그리 특별한 것도 없다.

 그래도 양양한 바다 앞에 서서 세찬 바람을 가슴에 양껏 담아 오면 한결 기분이 전환될 것이다.

 우리의 삶은 이와 같은 것이다. 즐거움도 서러움도 아픔도 다 한 끗 차이다. 사는 게 다 그저 그렇고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위대한 바다를 마주하고 서면 모두가 부질없이 여겨지는 것이다.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는 이러한 감정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든 노래라고 한다. 70~80년대 그 암울한 시절, 미칠 듯한 정열을 쏟을 수 없는 젊은이들은 돌파구가 필요했지만 세상은 그것을 받아줄 아량이 없었다.

 폭발 직전의 활화산 같은 청춘들의 아픔을 공히 체험하던 최백호가 그 정서를 담아 노래했다. 최인호의 <고래사냥>이 당시 세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포항에서 보는 바다는 거친 남성의 세계다. 바람이라도 불어 산더미 같은 파도가 밀려올 때면 자연의 그 위대함에 공포와 전율을 느끼기도 한다.

 

 남자 셋이서 떠난 포항 그리고 영일만.

 곶에서 불러보는 <영일만 친구>. 노래 역시 남성적이다.

 

 

 

 그날은 참말 바다가 잔잔했고 따스했다. 누리에 봄이 가득했다.

 그리고 봄비가 내렸다.

 

 

 

 

 

 

 

 

 

 

 

오늘은 잉크님과 불계님이 모델을 해 주었다

 

 

 

 영일만은 상상처럼 아름답고 낭만적인 바다는 아니다. 터줏대감처럼 들어앉은 제철소가 풍광을 방해하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불만이나 불평을 하지는 않는다. 금강산도 식후경, 우선 사람이 여유가 있어야 아름다운 자연이지. 포항이라는 도시를 탄생하게 한 제철소는 포항이 아닌 한국의 역사다. 그렇지 사람이 우선이지.

 노래에서처럼 오두막을 짓고 살만한 곳은 이제 없다. 상업지역 공업지역으로 영일만은 둘러싸여 있다.

 

 

 

최백호 작사 작곡 노래 : 영일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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