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은 흐릿하고 후텁지근했는데 경기 북부지역은 폭우가 쏟아졌나 보다. 군남댐에서 시작했다. ‘연강나룻길’이라는 이름의 이 코스는 평화누리길, 또 경기둘레길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임진강변이다. 군남댐은 북한쪽에서 내려오는 수량을 조절하기 위한 댐이다. 시뻘건 흙탕물이다. 댐의 수문을 다 열었다. 장마는 끝났지만 여전히 비는 내리고 길을 휩쓸고 지나간 흔적으로 보아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 걸 알겠다. 비는 지짐거리며 오락가락하고 간간이 햇빛도 내리쬔다. 아무려나 지옥같은 습도가 숨을 턱 막는 고통스러운 날이다. 몇 걸음 떼지 않았는데 옷이 흠뻑 젖는다. 길은 물고랑이 생기고 무성한 수풀이라 신발도 금세 젖어들어 신발 속에 물이 절벅거린다. 그만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강했지만 멀리까지 온 공이 아까워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