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남해 금산 그리고 은모래비치

설리숲 2022. 7. 11. 18:51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이성복 <남해 금산>

 

 

 

이성복의 시 <남해 금산>을 읽고 서울서 새벽 첫 버스를 타고 다시 군내버스를 타고 허위허위 금산을 올라 보리암에 올랐다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예전에 본 적이 있다. 그 여정이 얼마나 먼지 고스란히 하루를 썼다고 한다.

어스름 저녁이 내리는 암자에 앉아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한다.

한 시인의 감성에 빠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 그 여행자를 존경한다.

 

어쩌면 해수관음상 난간에 여전히 그가 앉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은모래해변에 캠프를 차리고 나도 금산 보리암에 올랐다.

 

 

 

 

 

보리암에서 보는 은모래비치. 방풍림에 가려 백사장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어둠이 내리고 있는 바다 위의 배들.

옛날에 듀엣 둘다섯은 보리암에서 밤바다의 배를 보고 <밤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날 밤 둘다섯이 보았던 상주 바다와 밤배 풍경은 이것과는 또 사뭇 달랐으리라.

 

시나브로 사위어 가는 낮빛 그리고 황혼.

 

 

 

 

 

 

 

 

 

짧은 여름밤이 지나면

다시 시작되는 바다.

 

 

 

 

 

 

 

 

 

 

 

은모래비치에서 보는 금산 그리고 보리암

 

 

참 오랜만의 캠핑이다.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해변은 그 이전으로 돌아간 풍경이다.

 

눌어붙어 벗겨지지 않는 나의 오래된 코펠.

이 볼품없는 것이 정이 가서 품질 좋은 새것을 사게 안된다.

아날로그적인 이런 레트로가 좋다...... 만,

말은 그렇게 하고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는 해명할 도리가 없다.

기실 취사도 버너와 부탄가스를 쓰니 그것도 현대문명이요, 야영장이 제공하는 전기선을 빌어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시시때때로 들여다본다.

전혀 아날로그적이지 못한,

이 이율배반적인 모순이란!

 

 

 

 

 

          르네상스 : Ocean Gyp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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