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연천 연강나루길

설리숲 2022. 8. 9. 21:33

 

우리 지역은 흐릿하고 후텁지근했는데 경기 북부지역은 폭우가 쏟아졌나 보다.

군남댐에서 시작했다. ‘연강나룻길이라는 이름의 이 코스는 평화누리길, 또 경기둘레길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임진강변이다. 군남댐은 북한쪽에서 내려오는 수량을 조절하기 위한 댐이다. 시뻘건 흙탕물이다. 댐의 수문을 다 열었다.

 

장마는 끝났지만 여전히 비는 내리고 길을 휩쓸고 지나간 흔적으로 보아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 걸 알겠다.

비는 지짐거리며 오락가락하고 간간이 햇빛도 내리쬔다. 아무려나 지옥같은 습도가 숨을 턱 막는 고통스러운 날이다. 몇 걸음 떼지 않았는데 옷이 흠뻑 젖는다.

길은 물고랑이 생기고 무성한 수풀이라 신발도 금세 젖어들어 신발 속에 물이 절벅거린다. 그만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강했지만 멀리까지 온 공이 아까워 내쳐 코스를 돌기로 한다.

연이은 오르내리막길. 지인의 사진 한 장으로 왔는데 그닥 풍경이 아름답거나 특별한 매력이 있지는 않다. 특히 오늘 같은 여름엔 더욱.

 

율무밭과 참깨밭이 있다. 여름은 별로라도 이들 농작물을 수학하는 가을길은 그래도 제법 운치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길지 않은 코스를 무척이나 힘들게 다녀왔다.

 
 

 

 

 

 

 

 

 

 

 

 

 

 

 

 

 

 

 

 

 

 

 

 

 

 

 

 

 지난 82일의 일이었는데 어제부터 이틀간 수도권에 물폭탄이 쏟아져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비는 어느 때는 아름답고 고맙지만 어느 때는 무서운 재앙이기도 하다.

 

 

어제 금발의 요정 올리비아 뉴튼존이 세상을 떠났다.

같은 시대를 공유하던 이들이 하나둘 사라져간다. 착잡하고 우울하다. 3TV에서 한연 핫팬츠와 티셔츠를 입고 발랄하게 흔들며 <Magic>을 부르던 올리비아를 보고는 완전 빠져 버렸다. 그후 팝마니아 시절을 거치면서 그 중심에 올리비아 뉴튼존이 있었다.

그 청초하고 발랄하던 요정도 세월을 먹고 안녕을 고한다.

홍수 참사에 마음도 무겁지만 솔직히 올리비아의 죽음에 숙연해지는 하루였다.

 

 

 

 

올리비아 뉴튼 존 : Blue Eyes Crying In The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