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에서 죽다 예술가들에게 불우와 고독은 숙명인가. 예술가여서 불우했을까 불우했기 때문에 예술이 탄생했을까. 구스타프 말러 또한 외롭고 척박한 삶을 살고 갔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어둡고 우울하다. 말러를 사랑했던 독일 작가 토마스 만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브리오니에서 말러의 죽음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08.16
살아 있네 시골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었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문화가 시골을 소외한 게 하니라 시골사람이 문화를 소외하고 있다는. 적어도 내 경우는 그렇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것. 두 가지를 함께 취할 수는 없다. 시골의 맑은 바람과 정서를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07.24
변혁의 바람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세계는 가장 역동적인 시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곧이어 동유럽이 차례로 자유체제로 변화하며 해빙의 가속도를 붙였고 뒤이어 20세기 전 세계를 지배했던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었다. 삽시간이었다. 굳건하게만 보였던 냉전체제는 너무도 허무하게 스러졌다.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07.18
고독한 이방인이 들려 주는 빗방울소리 그는 영원한 이방인이었다. 화려한 파리의 사교계에서 예술인으로서의 관심과 선망을 받으며 명성을 쌓고 있었지만 결코 파리지엔이 되지 못하고 늘 고독하고 우울했다. 예술인은 왜 불행하고 고독해야 할까. 그래야만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아닐진대, 내가 좋아하는 슈베르트나 차이..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07.03
님을 위한 행진곡 TV는 연일 빨갱이들의 폭동을 보도했다. 악몽의 나날들이었다. 북한방송이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동향을 보도할 때는 동영상이 아닌 스틸사진을 내보냈다. 정지사진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고 선정적이기 때문이다. KBS 역시 그랬다. 북한 지령을 받은 불순분자들의 폭력적인 스틸..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07.02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네 주게 오늘도 아우라지 물은 흘러간다. 그 옛날 이 강을 타고 유장하게 흘러간 음악이 있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아리랑 후렴구는 대개 고개를 넘어가는데 정선아리랑에서는 나를 넘겨 달라고 한다. 지극히 수동적인 이 아리랑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3.06.19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사랑이 멀어질 때 인간의 감정은 어떤 충격을 받을까. 간혹 목숨을 버리는 경우도 접하고 자결까진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범주를 벗어나는 강력한 트라우마를 보이는 경우가 허다한 걸로 보아 그 쇼크는 엄청난 것 같다. 요즘 신조어인 ‘멘탈붕괴’가 합당한 표현일 것 같다. 금세기 최..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2.12.28
별을 쫓는 사람들 : 싸이 신드롬 작금 음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Joshua Bell)이다. 뛰어난 재능과 천부적인 감성을 지닌 동시에 빼어난 용모로 인하여 전세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 중의 한 사람이다. 음악이나 바이올린은 몰라도 조슈아 벨이라는 이름은 다 아는 정도이다. 이런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2.10.09
프로방스의 목가, 아를르의 여인 내 방앗간에서 내려와 마을로 가자면 길가에 서 있는 팽나무가 심어져 있는 널찍한 정원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한 농가의 앞을 지나게 된다. 그것은 어떻게 보아도 프로방스 지방의 소지주의 전형적인 집으로 붉은 기와를 이고 있으며, 갈색의 널따란 정면 벽에는 불규칙하게 창문이 열..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2.03.31
다섯 명의 야생 소년, 듀란듀란 그날 나는 기억 두 개를 담았다. 하나는 만화주인공 같은 소녀를 만나서 짧지만 풋풋한 만남을 가졌던 일이고, 또 하나는 세상을 뒤흔든 다섯 명의 야생 소년들을 만나게 된 일이었다. 당시는 국내 가요보다 팝이 주류였다. FM 라디오의 팝송 프로그램 비중이 훨씬 크고 많았다. 그 중에 라..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