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자 귀신같이 기온이 떨어졌다. 계절 생각은 안 하고 습관대로 반팔차림으로 떠난 길이었다. 통영 거리에 내리니 시누적시누적 는개비까지 내리고 있어 오싹 한기가 끼쳤다. 가로수마다 잎을 떨구고 떨어진 잎들은 는개에 흠뻑 젖고 있었다. 바람막이라도 사서 입을까 하다 비의 양은 적고 한낮은 기온이 올라간다는 예보를 믿고 잠시만 추위를 견디기로 했다. 최남단 바다에도 이미 가을이 들어와 있었다. 여러 번 왔던 거리 통영. 길지는 않지만 한때는 주소를 두고 살았던 지방. 매번 같은 장소를 돌아다녔는데 이번엔 맘먹고 그동안 가지 않았던 골목길을 걸어 보기로 했다. 통제영 청마거리 윤이상거리 해저터널 미륵도골목. 같은 한국 땅이면서도 사뭇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바다로 시작해서 바다로 완성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