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사에서
얼마 전, 강원도 산골에서 텃밭을 일구거나 장작을 패거나 소설 나부랭이를 끼적이거나 하다가 더러 숲의 소리에도 귀기울이며 자연에 묻혀 자연의 일부처럼 '홀로 사는 즐거움과 의미'를 구현하는 소설가(?) 아우와 만나 직지사 경내를 거닐었다. 그 절의 이름은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말에서 나왔다 한다. 그 짧은 말에 들어있는 깊고 넓은 의미를 여기서 되새겨 볼 여유는 없다. 그 말이 승가의 가르침이라면 굳이 그런 산 속에 그런 우람한 모습으로 그런 엄청난 재력과 노동력을 들여 웅장한 건축물이 사찰로 들어앉아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그 절에 오르고 경내를 거닐고 다시 내려오면서 우리는 잔잔한 이야기들을 좀 나누었는데, "아우는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는 척 보면 다 알 수 있지?" "그 정도는 알겠는데,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