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동 5·18 묘역으로 가는 민주로에는 이팝나무 흰 꽃잎이 절정이었습니다. 묘역을 성역화하면서 임들의 넋을 추모하는 취지로 5월에 꽃이 피는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심었습니다. 이만큼 세월이 흘러 무심한 이들에겐 그저 예쁜 꽃구경의 즐거움일 테지만 그날을 겪고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가슴을 찢는 처절한 아픔의 꽃잎기도 합니다. 올해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입니다. 처음으로 망월동을 찾았습니다. 그간 해마다 임들을 추모해 왔으면서 어찌 이곳을 찾을 생각은 한번도 안 했는지 모릅니다. 묘역은 우선 정갈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날의 역사만 잠시 기억에서 지운다면 반나절 놀다 가기 좋은 시민공원입니다. 입구까지 줄지어 선 이팝나무는 이 여행의 주 테마이구요. 추모탑 앞에서 제법 긴 묵념을 하고 묘비들을 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