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선 동촌역 새벽에 일찍 눈이 떠지더니 어금니가 아프다. 기온은 떨어져 바야흐로 겨울 초입으로 들어선 것 같다. 화려하던 단풍도 어느새 가고 도시 포장도로엔 마른 낙엽들. 대구에도 바람이 몹시 분다. 을씨년스럽다. 몸이 안 좋다. 어금니 때문이다. 인체는 신비한 거라서 어디 한군데가 아프면 몸 전체가 컨..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10.30
나잇값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된다. 나이만 많은 어른이 아닌 연륜과 깊은 소견머리의 어른이어야 한다.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고 하지만 소견머리가 애가 되면 안된다. 가끔 시비가 붙어 다투는 걸 볼 때가 있다. 한 사람은 노인, 즉 어른이고 한 사람은 젊은이다. 젊은이는 하나하..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10.29
그림 같은 항골 가까운 것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늘 함께 하는 친구나 애인 가족들은 늘 그러려니 하기 마련이다. 방 안의 장롱은 늘 그 자리에 있으려니 하지 별다른 관심이 없다. 장소도 그렇다. 어디 유명한 관광지는 멀리라도 허위허위 찾아갔다 오건만 정작 가까운 곳은 그냥 뒤로 미뤄 놓기..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10.21
장밋빛 인생 - 어느 간이역에서 계절이 깊어갈수록 쓸쓸해지는 풍경들이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외진 곳. 이곳을 가기 위해 많이 발품을 팔았다. 영동선 도경리 역(驛). 사라져간다. 세상에 그 어느 것 하나라도 사라지지 않는 것 있으리. 새물내 나는 바지저고리에 흰 고무신에 보퉁이 하나 가슴에 안고 기차를 기다리..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10.09
갈무리 요즘 노래들을 보면 온통 영어 일색이다. 제목도 그렇고 노래 가사 중에 영어 한마디 안 들어가는 노래가 거의 없다. 노래 뿐 아니라 가수들 이름도 그렇다. 예명을 꼭 영어로 지어야 세련돼 보이나 보다. 그룹은 물론이고 솔로가수들도 예외 없다. 한데 따져 보니까 요즘 연예인들만 비난할 건 아니다...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10.02
세월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메밀적의 냄새를 잊을 수 없다. 무슨 행사 때면 어머니와 마을 아낙들은 소댕을 뒤집어 걸고 메밀 적을 부쳤다. 밀가루와는 사뭇 다른 메밀적만의 독특한 향과 맛. 오래 잊고 지내다가 정선에 와서 다시 그 냄새를 맡게 되었다. 장날이면 여기저기서 부쳐대는 그 향에 아스라한 옛 정취를 느끼곤 한다.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30
그 많던 비바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나 고등학교 때 야구가 가장 인기 있었다. 특히 고교야구 전국대회 때는 매일 텔레비전에서 중계했고 라디오에서는 전경기를 중계했다. 모교팀도 아니고 고향팀도 아니어도 각자 좋아하는 팀들이 있었다. 그 황금시절에도 내 모교 춘천고는 야구의 변방에 있었다. 전국대회에 나가면 1라운드 통과하..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28
선암사에 가면 작가 조정래가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선암사. 사연 하나만으로도 나의 호기심은 한층 날개를 편다. 가을은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왜?? 가을이니까... 외롭고 그리우니까... 어느 겨울에 선암사에서 묘한 나무를 보았다.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휘휘 늘어져 매운 겨울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벚나무라고 했..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