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진해 여좌천 벚꽃길

설리숲 2021. 3. 31. 22:15

 

내년 봄엔 여길 꼭 가야지.

여러 해 집심하여 별렀었죠.

재작년에 드디어 난생 처음 스케줄을 잡아 설레고 있었는데 그만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느라 기회를 놓치고는,

작년엔 코로나로 또 못 갔습니다.

 

그리고 올해

역시 군항제는 취소가 됐지만 작년처럼 완전봉쇄는 없어서 자유로이 벚나무 그늘을 걸을 수 있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필생의 소원인 진해의 유명한 벚꽃을 보고 왔습니다, 실컷.

아, 생은 소소한 소망 한 가지씩 이루는 재미로 점철되는 것임을!

 

 

 

 

 

웬만하면 3월에 개화하지 않는데 올해는 벚꽃 개화가 아주 빠릅니다.

보통 남쪽에서 화신을 접하고 자랑삼아 벚꽃 통신을 보내면 북쪽 사람들이 부러워하며 놀러가곤 하는데 올해는 거의 동시다발로 전국이 피어나니 자랑할 만한 간격도 없이 어느새 서울쪽에도 벚나무들이 흐드러지게 터져 버렸네요.

사실은 진해 벚꽃 구경 다녀와서 이 사진을 올리며 자랑질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약간은 김이 샌 느낌입니다.

 

 

 

 

어쨌거나 오랜 로망이었던 진해 벚꽃은 명불허전 화사함의 극치였습니다.

이미 절정도 지났는지 간밤에 비를 맞으며 꽃잎이 떨어져 덮여 가고 있습니다.

가지에 붙은 화려함보다도 저는 이 떨어져 날리는 꽃잎이 아름답습니다. 슬퍼서 아름답다는 역설적인 표현이 가슴에 들어옵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많군요

알수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흩날리는 벚꽃잎이 많군요. 좋아요.

 

버스커버스커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풍경들입니다.

작년에 못 본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사람들이 많이도 여좌천변으로 놀러 왔습니다. 사람도 많고 벚꽃잎도 많고. 비온 아침이라 공기도 선선하고 아주 이상적인 날씨였습니다.

 

 

 

 

 

 

                로이킴 : 봄 봄 봄

 

 

 한국의 아름다운 길 아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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