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비바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나 고등학교 때 야구가 가장 인기 있었다. 특히 고교야구 전국대회 때는 매일 텔레비전에서 중계했고 라디오에서는 전경기를 중계했다. 모교팀도 아니고 고향팀도 아니어도 각자 좋아하는 팀들이 있었다. 그 황금시절에도 내 모교 춘천고는 야구의 변방에 있었다. 전국대회에 나가면 1라운드 통과하..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28
암울한 시대의 어느 슬픈 여가수 평범한 가수의 길을 걸을 줄 알았던 한 처녀가 있었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무대보다 거리에서 더 많이 불린 노래 하나로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민중저항가수가 되었다. 아직은 가녀린 어린 나이에 노래의 사회성에 대한 처절한 체험을 하게 된다. 양희은.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8.09.26
선암사에 가면 작가 조정래가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선암사. 사연 하나만으로도 나의 호기심은 한층 날개를 편다. 가을은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왜?? 가을이니까... 외롭고 그리우니까... 어느 겨울에 선암사에서 묘한 나무를 보았다.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휘휘 늘어져 매운 겨울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벚나무라고 했..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18
동행 철길은 왜 하나가 아니고 둘인가? 길은 혼자서 떠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멀고 험한 길일수록 둘이서 함께 가야 한다는 뜻이다. - 안도현 산문 중에서 - 효진이와 미영이가 내 좋은 모델이 되어 주었다. 평생을 레일처럼 나란히 갈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성보다는 동성..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17
블루 진 한때 청바지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뭐 통기타와 생맥주와 청바지가 상징하는 시절이 있긴 했지만, 그 영향이 있긴 했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게 청바지는 가장 보편화된 의상이었다. 길거리 열이 지나가면 예닐곱은 청바지를 입었었다. 어느 여성잡지에 청바지차림으로 결혼식장에 오는 사람이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11
키스 입술이 작은 혀를 냈다. 키스, 왜 사람들은 두 얼굴로 그렇게 하는가? (J. 조이스 / 젊은 예술가의 초상) 입술은 얇은 막으로 되어 있으니 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 여느 신체부위 말고 입술로 교감한다 했다. 말하자면 내부로부터 가장 가까운 입술을 통해 상대를 갈구하는 것이다. 첫..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10
낯선 풍경, 귀네미 귀네미라는 곳이 있다. 태백시 상사미동의 높은 고원지대. 이곳에 오르면 다른 세계다. 온통 배추밭이다. 머나먼 낯선 이국의 풍경이다 안개. 하루 종일 쉼없이 안개는 준령을 넘어와 덮이고는 이내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한여름에도 오싹 한기가 느껴지는 이상한 신비스러운 곳이다. 예전에 안성 입..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9.09
무소의 뿔처럼 씨를 뿌렸으면 뿌린 놈이 거둬야지. 지난봄, 씨가 있어서 그저 뿌렸을 뿐인데... 뿌린 놈은 돌볼 염도 없이 제 신세로만 나돌아 다니더니. 함양에서 돌아오니 오이는 저 혼자 싹을 틔우고 저 혼자 덩굴을 뻗어 저 혼자 꽃을 피우고 저 혼자 열매를 달아 저렇게 저 혼자 늙어 있었다. 내가 한 일이란 무성..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8.28
오래된 집 삼월의 어설픈 봄햇살 쬐고는 옹기종기 모여 찍은 사진 색은 천연색이되 오래된 흑백사진 같은 분위기. 청승처량. 낡은 집을 쓸고 닦고 바르고 이때만 해도 앞날이 푸를청청 그야말로 봄같은 설렘이더니. 한낱 일장춘몽 그들은 어디로 갔는지 오래된 그 집은 더욱더 퇴락하여 오늘도 저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