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무성한 여름 숲은 그야말로 초목의 세계다. 빽빽한 그 숲은 어둑어둑하다. 온갖 식물이 번성하는 계절이다. 낙엽이 지고 황량해져 가는 가을의 숲은 붉은 색이다. 여름엔 잘 보이지도 않던 단풍나무 천지다. 산엔 다른 나무는 없고 오로지 단풍나무만 있는 것 같다. 그러던 것이 이맘 때가.. 서늘한 숲/숲에서 2012.04.17
숲속의 봄풍경 4월에 내리는 눈, 폭설에 덮인 숲이라도 그래도 겨울이라고 하진 못한다. 어쨌든 봄이다. 이 기막힌 봄의 풍경. 내일이 식목일인데 나무는 못 심겠네.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서늘한 숲/숲에서 2012.04.04
귀신새가 운다 귀신새가 운다. 예년엔 5월 신록이 푸르기 시작할 무렵에 소리 들리더니 올해는 아직 밤으로 냉랭한 철인데 밤이 이슥하도록 울어댄다. 평창 숲으로 이사를 간 한 여인네에게 귀신새 이야기를 했더니 막 화를 낸다. 그렇잖아도 밤이면 무서워서 문밖엘 못 나가는데 그런 얘길 하면 어떡하.. 서늘한 숲/숲에서 2012.03.31
도륙 오래 전 청송 주왕산에 잠시 머물 때 숲의 많은 소나무들이 저런 상처를 가지고 있기에 물어 봤더니 일제시대 일본 놈들이 소나무에서 송진을 뽑아 내서는 항공유로 썼다고 한다. 태평양전쟁을 벌이면서 전투기 등의 연료를 금수강산 우리 숲에서 빨아 낸 것이다. 아하 식민지 건설이란 .. 서늘한 숲/숲에서 2012.03.30
무시로 맞닥뜨리는 죽음 오소리가 한 마리 죽어 있었다. 자기방어가 뛰어난 오소리가 어쩌다 물가에 와서 죽었을까. 돌에 부딪쳤는가 주둥이에서 흐른 피가 돌멩이에 벌겋게 굳어 있다. 인생사고(人生四苦) 제행무상(諸行無常) 어느 것이나 생로병사의 고통을 지고 있으며 또한 영원한 것은 없으니 뭇 중생 중 하.. 서늘한 숲/숲에서 2012.03.23
어제 숲에서 본 것들 여전히 침묵의 숲이다. 한걸음만 바깥으로 나가면 완연히 봄기운이 충만한데 내가 거니는 이 숲은 적막하고 서늘하고 어둡다. 깊은 눈에 갇혀 있다. 털장화를 하나 장만하길 잘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침묵의 깊이. 눈이 내린 지가 제법 된 것 같은데 전혀 녹지 않고 고스란히 .. 서늘한 숲/숲에서 201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