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새가 운다.
예년엔 5월 신록이 푸르기 시작할 무렵에 소리 들리더니
올해는 아직 밤으로 냉랭한 철인데 밤이 이슥하도록 울어댄다.
평창 숲으로 이사를 간 한 여인네에게 귀신새 이야기를 했더니 막 화를 낸다.
그렇잖아도 밤이면 무서워서 문밖엘 못 나가는데 그런 얘길 하면 어떡하냐고.
적막한 산골의 밤에 저 귀신새 소리는 무섬 많이 타는 사람에겐 진짜로 오싹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참말 이름이 그럴듯하다.
진짜 이름은 호랑지빠귀다.
여름 철새.
올해는 왜 이리 일찍 왔을까.
생강나무다.
겨울이 길고 봄이 늦게 오는 강원도 산골에서
그 어떤 초목보다 가장 먼저 눈을 틔운다.
여전히 대기는 차고 쨍하다. 내일은 또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그래도 꽃은 터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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