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섬, 관매도 진도 팽목항에서 페리호를 타고 한 시간 반을 가면 관매도다. 섬 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위압감은 물이다. 사방천지가 물, 물, 물이다. 세상에! 웬 물이 그리도 많은지. 이렇게 물의 세상을 떠 가다 보면 간단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섬들. 과연 절해고도로 유배지로서 이만한 곳이 없겠다는 생각을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7.28
부끄러움과 함께 어른이 된다 스무골에서 지낼 때는 웃통을 벗고 산다. 알몸으로 나가면 미풍에도 느껴지는 바람의 감촉이 좋다. 어린시절 발가벗고 뛰어다니면 어깨를 넘은 바람이 등골을 쓸고 내려가는 그 느낌이 감미롭고 황홀하던 기억이 있다. 어느 날 나무 그늘에서 노인들이 보이지 않으면 가을이 온 걸 느낀..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7.28
백화산 푸른 계곡 섬진강 매실농원에서 생각난 게 황간이었다. 들러 가야지. 지루하고 잔인했던 그해 봄도 끝나고 천지는 온통 짙푸른 녹음이었다. 등줄기로 졸졸 땀이 흐르던 나날이었다. 뭔가 마음이 허기질 때면 생각나곤 하던 황간인데, 글쎄다. 그때도 허기졌을까. 생급스럽게 그 먼데까지 가서 그림으로만 본 매..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7.19
지금 배고픈 사람에겐 진리는 고착돼 있는 것이 아니다. 유동적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진리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고 불편하고 거북살스럽기도 하다. 길을 간다. 시원하고 넓게 포장된 길이 있는가 하면 외지고 한적한 곳에 좁은 길도 있다. 당연 포장은 안돼 길바닥엔 울퉁불퉁 돌이 튀어나와 있다. 보통 넓은 포장도..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7.18
농사 벼, 보리, 밀, 조, 수수, 옥수수, 메밀, 콩, 완두콩, 강낭콩, 팥, 녹두, 고구마, 감자, 상추, 호박, 오이, 시금치, 가지, 아욱, 고추, 무, 배추, 참깨, 들깨, 파, 마늘. 해마다 저렇게 가짓수가 많게 작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해는 이것을, 어느 해는 저것을 했을 것이다. 내 유년시절의 .. 서늘한 숲/유년의 대뜰 2008.07.02
지리산길 3박4일 첫째 날... 장마 시작되다 지리산 등반이 아닌, 산 둘레를 걷는 트래킹코스가 생겼다는 신문기사를 스크랩해두고는 언제 갈까 고심하다가, 하필 날을 잡아 떠난 그날이 장마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기상청은 며칠 전부터 화요일에 장맛비가 전국에 온다고 떠들어대더니, 과연 가방..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