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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백수해안도로

벚꽃이 다 지면서 마음의 봄도 다 끝나 간다. 문득 보니 길가의 나무들이 파랗게 잎을 달고 있다. 여행은 애인하고 단둘이 가는 거 아니라면 홀로 떠나는 게 가장 즐겁다. 의견을 조율할 필요도 없고 경비에 관한 부담도 없다. 아무 때나 만나는 음식점에 들어가 먹거나 여이하지 않으면 편의점에 들러 라면이나 햄버거를 먹어도 좋다. 느릿느릿 걷다가 보면 날이 저물고 모텔을 찾아 하룻밤을 잔다. 동행이 있으면 그의 의견에 맞춰 서둘러 돌아와야 한다. 여행은 인생이라. 생래 혼자 행하고 혼자 결정하는 것이 몸에 배서 타인과의 동행이 영 불편하다. 혼밥에 혼술에 혼커피, 혼여행이 대세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그들이 정겹다. 남녘. 봄은 절정으로 치닫고 세상은 물처럼 흘러 이미 후덥지근하게 더운 날들..

고창 보리밭길

유명한 고창 청보리밭이다. 보통 보리가 허리께까지 자라면 사람들이 많이 오고 농장측에서도 이때를 잡아 청보리밭축제를 개최한다. 나는 초록의 융단 같은 보리밭 풍경을 좋아한다. 일부러 일찍 방문해 보았다. 눈이 시리게 푸른 세상이다. 포르륵 종달새 날아오를 듯한 맑고 청명한 하늘이다. 한동안 후덥지근하게 따뜻한 날이 지속되더니 가자기 기온이 내려갔다. 중부지방에는 눈이 내리고 남부지방에도 하루 종일 찬바람이 불었다. 춥긴 해도 오전엔 맑고 청량한 날씨더니 오후 들어서면서 하늘이 흐려지며 구름으로 가득 찬다. 보리밭에 가듯 쏟아지던 햇살이 일제히 사라지고 음산해진다. 비오기 전의 이런 분위기도 좋다. 일망무제 트인 초록의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풍경이 아름답다. 일 년 내내 이같은 풍경이 지속되었으면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