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다 지면서 마음의 봄도 다 끝나 간다. 문득 보니 길가의 나무들이 파랗게 잎을 달고 있다. 여행은 애인하고 단둘이 가는 거 아니라면 홀로 떠나는 게 가장 즐겁다. 의견을 조율할 필요도 없고 경비에 관한 부담도 없다. 아무 때나 만나는 음식점에 들어가 먹거나 여이하지 않으면 편의점에 들러 라면이나 햄버거를 먹어도 좋다. 느릿느릿 걷다가 보면 날이 저물고 모텔을 찾아 하룻밤을 잔다. 동행이 있으면 그의 의견에 맞춰 서둘러 돌아와야 한다. 여행은 인생이라. 생래 혼자 행하고 혼자 결정하는 것이 몸에 배서 타인과의 동행이 영 불편하다. 혼밥에 혼술에 혼커피, 혼여행이 대세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그들이 정겹다. 남녘. 봄은 절정으로 치닫고 세상은 물처럼 흘러 이미 후덥지근하게 더운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