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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고복저수지 둘레길

몇 해 전 가을에 어여쁜(?) 아가씨들과 비암사를 갔었다. 비암사를 찾아 들어가기 전에 어느 호숫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 호수가 고복저수지다. 호수가 예쁘다고 친구들은 한마디 씩 했는데 내 눈에는 뭐 그리 풍광이 빼어나 보이진 않았고 어딜 가나 흔한 평범한 호수였다. 가을 정취가 절정인 비암사는 썩 좋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가을의 여행 풍경 사진이 가장 아름답고 추억 또한 진하다. 계절 탓이리라. 그 뒤로도 유정은 종종 비암사를 왔는데 비 오는 절의 풍취가 좋다는 등의 문자와 사진을 전송해 오곤 했다. 고복저수지에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다는 소식도 함께. 별거 아닌 것에도 과장해서 감탄하는 사람이니 뭐 크게 공감하진 않으나 그래도 그녀의 반복되는 찬미에 조금은 마음이 동해 한번 호수둘레를 걸어 ..

철원 한여울 트레일

기온이 급강하하고 눈이 내렸다. 겨울 끝무렵에야 제자리로 한번 돌아간 모양새다. 한여울 트레일. 테마는 '한탄강얼음트레킹인'데 춥지 않은 겨울이라 물은 얼지 않고 이름처럼 도도하게 여울져 흐르고 있었다. 이 길은 독특한 지형을 탐험하는 매력적인 트레킹이다. 계곡 안으로 들어가 물과 가까이 걷는 길도 좋고 벼룻길도 좋다. 벼루에도 데크로 길을 만들어 사뭇 계곡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 직탕폭포에서 출발하여 순담계곡까지 걷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 보통의 관광객들은 송대소까지만 구경하고 돌아나온다. 지금은 물위에 부교가 있다. 이 강은 래프팅 명소이기도 해 날이 풀리면 부교도 철거한다. 나도 순담계곡을 요량하고 떠나온 길이었지만 전날 몹시 후덥지근했던지라 가벼운 행장이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

고창읍성

중부지방엔 이제 마지막 벚꽃잎들이 하롱하롱 날리는데 고창은 역시 남녘이라 나무들은 이미 무성한 잎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성큼 여름 분위기다. 고창읍성은 2006년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에 선정된 길이기도 하다. 지난 번 지나는 길에 들르려 했다가 비오고 바람 찬 궂은 날씨에 다음을 기약했었다. 바야흐로 초록이 짙어지는 좋은 날들이다. 성곽은 난간이 없어 고소공포증 심한 사람은 쪼매 무서울 수도 있겠다. 성곽길 아니고도 성내의 숲길도 근사해 도시락 싸들고 소풍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영부영하는 중에 어느새 4월이 다 가고 있네. 개인적으로 잔인한 4월이었다. 그렇지만 지나가는 모든 것은 아쉽고 허무하기도 하다. 푸른 5월을 기다린다. 베토벤 : 아델라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