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가을에 어여쁜(?) 아가씨들과 비암사를 갔었다. 비암사를 찾아 들어가기 전에 어느 호숫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 호수가 고복저수지다. 호수가 예쁘다고 친구들은 한마디 씩 했는데 내 눈에는 뭐 그리 풍광이 빼어나 보이진 않았고 어딜 가나 흔한 평범한 호수였다. 가을 정취가 절정인 비암사는 썩 좋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가을의 여행 풍경 사진이 가장 아름답고 추억 또한 진하다. 계절 탓이리라. 그 뒤로도 유정은 종종 비암사를 왔는데 비 오는 절의 풍취가 좋다는 등의 문자와 사진을 전송해 오곤 했다. 고복저수지에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다는 소식도 함께. 별거 아닌 것에도 과장해서 감탄하는 사람이니 뭐 크게 공감하진 않으나 그래도 그녀의 반복되는 찬미에 조금은 마음이 동해 한번 호수둘레를 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