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의 산골은 그 아침에도 싸늘했다. 약속시간을 한 시간이나 늦춰야 되게 늦잠을 잤는데 그제도 마당에 하얀 서리가 덮여 있었다. 그의 얼굴을 오랜만에 본다. 늘 가까이 있는 느낌이지만 실상 1년만이다. 묵호항... 오들오들 떨 정도로 추운 산골의 아침과는 확연히 다르게 따뜻하다. 잔잔한 바다. 고요한 바다. 항구에 가면 사람의 냄새가 난다. 비릿한 생선냄새가 아닌 활기차고 부산한 삶에의 의지로 가득한 인간 냄새. 아직은 새벽어둠이 푸르스름할 때 거친 파도와의 비장한 게임을 마친 고깃배들이 돌아오면 선창과 어판장은 이미 생활의 가장 중심에 들어 왁자지껄 부나하다. 아침놀을 날개에 얹은 갈매기떼 어지러이 날고 몇 놈은 밤새 일한 어부보다 제가 더 고단한 척 배의 이물에 앉아 있다. 바다는 그렇다. 더구나 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