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시간이 없다고?

설리숲 2018. 6. 20. 00:36


 바쁜 일상에 차를 우려 마실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물을 끓여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가 그래서 더 좋다고 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차를 안 마신다는 이유다.

 차가 너무 고가라 영 지갑을 열기가 어렵다는 것도 이유라고 한다.

 

 일리가 아주 없지는 않지만 적당하지 않은 핑계다. 솔직하게 차를 싫어하는 것이다.

 현대 우리들은 물론 바쁘다. 차를 우려 두 잔 석 잔 백차까지 마시고 마지막 설거지까지 하는 동안에 한담을 나누는 찻자리는 보통 30분이 좋이 된다. 분명 현대인의 리듬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면서 술자리는 마다하지 않는다. 술자리는 어디 30분 만에 끝나는가.

  그것도 한번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23차까지 이어진다. 어차피 술 마실 거면서 2차는 뭐고 3차는 머시당가. 그러다보면 밤이 이슥하고 자정을 넘기기도 한다.

  바쁜 현대인들이 술을 마시는데 쓰는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다.

 게다가 그렇게 쓰는 돈은 그들이 비싸다고 냉대하는 찻값에 댈 것도 아니다.

 

  그냥 술이 좋고 커피가 좋고 차는 싫은 거다. 커피도 마찬가지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서 찻자리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쓰고 있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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