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봄... 내년에는 가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그러고 나서는 저 남녘에서 봄바람이 올라오면 언제 그랬냐 하고 다시 들어가곤 했다. 고운동 계곡. 이것도 인연일까. 벌써 세 해를 다향(茶香)에 취했었다. 작년 골짜기를 나올 때도 역시 내년에는 오지 말아야지 했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그..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08.04.10
다향(茶香) 조용한 산사. 속세에 있다 산문엘 들어서면 그 고즈넉함에 귀가 멍멍할 정도다. 추녀 끝의 풍경, 이따금 법당에서 들려 오는 경쇠나 목탁소리 염불소리. 해탈교 밑으로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모든 삼라만상이 정지해 있는 산사의 경내에선 茶香도 남다르다. 스님의 방장에 마주앉아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08.01.13
가장 행복했던 하루 오전에 법제를 끝내고 나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해졌다. 안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날은 지리산 저쪽 너머 화개에서 차문화축제가 열린다. 점심을 먹고 영장을 챙긴다. 여장이라야 모자 눌러쓰고 슬리퍼 대신 운동화로 갈아 신는 게 고작이다. 차축제 보다는 지리산 깊은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07.06.29
우리 어느 날에 느티나무 아래 버스를 기다리는 그가 먼발치로 보인다. 언제 어디서 또다시 만날까. 기약없이 헤어지지만 다시 만날 것을 우리는 안다. 이런 기묘한 인연이라면. 연락처는 주고 받지 말자. 그래도 우리는 또 만나지잖아. 어디 가더라도 지금의 그 마음으로 잘 살거야 너는. 이런 내용의 쪽지와 함께 돈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0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