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차 만들기 언제부턴가 황차가 대중에게 널리 파급되고 있다. 녹차의 고급한 맛은 많이 인식하고 있지만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이 녹차를 찾아 마시기는 쉽지 않다. 다관에 우려내어 길고 깊게 음미해야 하므로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 황차를 찾는 사람들이 근래 부쩍 많아진 건 아마 황..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3.06.11
여름향기 그 전날엔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어서 반팔 셔츠를 입고도 땀이 나더니 기온이 급강하해서 몹시도 춥던 3월의 첫날. 찻잎이 피려면 달포 정도 기다려야 한다. 보성다원.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관광객이 즐겨 찾는 다원 풍경은 아직은 을씨년스럽다. 날은 차고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3.03.13
봄 소나타 처음에 멋모르고 그저 호기심으로 찾아왔다가 만난 인연. 찻잎 따다가 덖고 말리고 포장하는 공정은 너무나 간단하고 맨송맨송했다. 별것도 아닌 게 값만 비싸다는 생각을 했다. 그 별것도 아닌 간단한 것이 시간을 더하고 해가 쌓이면서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제사 그가 함유한 맛을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3.02.22
편지 어느 해 여름장기도보 때였어요. 숙소화장실에 남자여자 표시를 하려고 종이에 써놓긴 했는데 풀이 없어 붙이지를 못하고 가랑이라는 아가씨가 쩔쩔매고 있더라구요. 그래 내가 배낭에서 풀을 꺼내다 갖다주니 이 아가씨 표정이 참 재밌었는데- “아니 웬 풀을 갖고 다니세요?” 그랬던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3.02.17
사랑 우리는 사랑을 보았다. 문득 보게 된 유리창 밖의 광경.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는데 어째 태가 이상하다. 죽은 듯이 꼼짝 않고 있더니 이윽고 어기적대고 날갯짓을 하려 하지만 좀처럼 움직이질 못한다. 어디서 다쳐 가지고 왔는지 혹 유리창에라도 부딪쳤는가 사력을 다해 용은 ..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2.06.11
서산일락(西山日落)이로구나 - 지는 해는 왠지 기분이 나빠 권 선생님이 중얼거린다. 지리산 서쪽 능선으로 뉘엿뉘엿 저녁 해가 지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바알간 햇살이 가득하다. - 전에 전라도 어디 놀러 갔는데 나이 꽤나 든 여자들이 을매나 시끄럽게 떠들며 말이 많은지 그 꼴이 보기 싫어 속으로 지는 해 주제에..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2.06.05
곡우 농경사회에서 핵심은 비다. 곡우(穀雨). 그 농사에 비를 내려 준다는 절기. 예전엔 심상히 지나가던 것이 차를 만들고부터는 날씨에 민감해지니 곡우가 늘 고비처럼 인식돼 있다. 예전부터 이 날은 꼭 비가 온다고 했지만 기실 곧이들리지는 않았다. 말이 그렇지 자연의 기후가 어찌 인간..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2.04.20
워낭소리 처녀는 사뭇 기분이 들떠 보였다. 그까짓 영화야 버스 몇 구간 타고 가면 최첨단의 CGV 영화관에서 최신작을 골라 보고, 1층 카페베네에서 우아하게 앉아 커피한잔 마시고 쇼윈도 안의 신상품들을 눈요기해 가면서 근사하게 하루 시간 보내면 될 일이고 그런 일은 평상 해 오던 일이지마는..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1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