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차거! 가끔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어 낮에는 못하고 밤에 목욕을 하곤 한다. 계곡물이 이젠 차다. 입추가 지나고 나니 낮에는 더워도 저녁 공기가 확실히 서늘하다. 이젠 계곡에서 도저히 목욕을 못 하겠다. 계절은 영락없구나. 성급한 담쟁이덩굴 잎이 바알갛게 단풍 들었다. 아르보 파르트 : .. 서늘한 숲/숲에서 2014.08.13
어디서 왔을까 나비의 귀족은 호랑나비다. 미추름하고 헌걸찬 외모에 기품이 넘치는 날갯짓. 이상한 일이다. 스무골에 살면서 이 아름다운 나비를 한 마리도 보질 못했다. 서산엘 갔는데 산내들에 이 나비가 지천이었다. 아마 보이는 것 중 삼 할은 호랑나비가 아닐까 싶었다. 이 귀족들은 생태가 어떻.. 서늘한 숲/숲에서 2014.08.09
폐가 세월과 더불어 흔적도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계절마다 풍우가 지나가고 그리움과 온기마저 데려갔다. 집 앞은 울창한 두충나무 숲이어서 그간 사람 눈에 띄지 않고 저 혼자 낡아 가고 있었는데 두충나무들을 베어 내니 흉흉한 몰골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저 집에서 그 언제 사람들이 단.. 서늘한 숲/숲에서 2014.07.28
대벌레 강원도에 살다가 거처를 옮겨 함양으로 갔더니 숲에 처음 보는 곤충이 득시글댔다. 도서관에 가 자료를 찾아보니 그 이름이 대벌레다. 아열대지방에 서식한다는 대벌레가 그리 많은 걸 보니 국토의 남쪽임을 실감했다. 그후 정선 숲에 들었는데 이런! 여기도 대벌레가 번성해 있지 않은.. 서늘한 숲/숲에서 2014.07.20
노랑이 좋아 노란색을 좋아한다. 우리 산내들에는 노란색이 많아서 좋다. 여름이다. 노랑물봉선 수선화 곰취 돌나물 뱀딸기 생강나무 솔나물 짚신나물 피나물 황매화 양지꽃 노랑갈퀴 괭이밥 금불초 기린초 꽃다지 눈괴불주머니 달맞이꽃 미역취 산미나리아재비 수까치깨 씀바귀 애기똥풀 산수유 .. 서늘한 숲/숲에서 2014.06.30
대관령 국민의 숲 태고를 지닌 밀림 안에는 아가위 돌배나무 머루 칡넝쿨 마구 우거져 노루 멧돼지 비벼대며 지나고 은밀히 피었다 지는 꽃과 풀섶에는 나비와 버레가 밤낮 울어 대는 벌레와 더불어 한가롭다 고개를 넘어 시내를 지나도 탐욕처럼 무성한 숲 억만 가지곤충과 화초와 짐승을 지닌 울창한 숲.. 서늘한 숲/숲에서 2014.06.16
고요한 숲 드보르작은 자연을 동경하여 숲과 들판을 걷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악상이 우리가 듣는 아름다운 음악이 되었다. 지금 숲은 너무나도 고요하다. 안토닌이 좋아졌다. 드로르작 <보헤미아의 숲에서> 중, 제 5곡 고요한 숲 서늘한 숲/숲에서 2013.12.12
자유 사육사를 물어 해친 호랑이의 처리를 두고 고심하나 보다. 그냥 두느냐 죽이느냐.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야생의 숲에서 잡혀 와 평생 철창 안에 갇힌 동물들에게 죄를 물을 수 있을까. 옛날 <뿌리>라는 외화에서 보이는 아프리카 흑인들에 대한 무참한 행위를 보면서 인간의 잔학성을.. 서늘한 숲/숲에서 201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