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명의 야생 소년, 듀란듀란 그날 나는 기억 두 개를 담았다. 하나는 만화주인공 같은 소녀를 만나서 짧지만 풋풋한 만남을 가졌던 일이고, 또 하나는 세상을 뒤흔든 다섯 명의 야생 소년들을 만나게 된 일이었다. 당시는 국내 가요보다 팝이 주류였다. FM 라디오의 팝송 프로그램 비중이 훨씬 크고 많았다. 그 중에 라..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12.03.07
뭔가 이상하다 웬 조환가. 비가 내린다. 사람 사는 데 비야 못 올랴마는, 산골골 도처에 웅크려 도사리고 앉은 멍덕 같은 겨울이 여전히 꿈쩍하지 않는데 비가 내린다. 작년 가을 11월 6일에 마지막 본 비, 그 뒤론 내내 눈이었다. 얼마만의 님의 왕림이신가. 지루하고도 황량한 겨울 하늘. 아직은 눈이 내..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2.03.02
지금은 휴가중입니다 나도 휴가를 가고 싶다. 모태 백수여서 평생이 휴가중인 나도 버젓이 휴가중임을 알리고 며칠씩이나 자리를 비우고 기분을 내는 샐러리맨이고 싶을 때가 있다. 남들 다 일하는 그 시간에 집이든 어디 여행지든 일을 털어 버리고 홀가분하게 나만을 위한 시간을 즐겨 보고 싶다. 전에 직장..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2.03.02
저마다의 목소리 같은 사안을 놓고 의견은 다양할 수 있고 또 인간인 이상 손익을 계산해 아전인수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도 당연하다. 의견이 백프로 일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제정치하의 폐쇄된 사회가 아니라면 다양한 의사표출은 건강한 사회의 증거다. 하지만 자칫 이러한 대립이 분란..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2.02.29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 나무의 가장귀에 돌을 꽂아 두면 과실이 잘 열린다고 한다. 말하자면 나무를 여자로 보고 그 가랑이에 남자를 상징하는 돌을 꽂는 것이다. 이걸 '대추나무 시집 보낸다'고 하는데 집터서리의 과실나무를 대상으로 하고 주로 대추나무에 이 행사(?)를 치른다. 넓은 의미의 토테미즘 .. 서늘한 숲/마을이 있는 풍경 2012.02.24
어제 숲에서 본 것들 여전히 침묵의 숲이다. 한걸음만 바깥으로 나가면 완연히 봄기운이 충만한데 내가 거니는 이 숲은 적막하고 서늘하고 어둡다. 깊은 눈에 갇혀 있다. 털장화를 하나 장만하길 잘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침묵의 깊이. 눈이 내린 지가 제법 된 것 같은데 전혀 녹지 않고 고스란히 .. 서늘한 숲/숲에서 201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