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내린 후 온 골짜기가 소란스럽다.물은 정암사 담장을 쓸어 버릴 기세로 세차게 쏟아져 내린다.장마가 잠깐 멈추고 햇살이다. 정암사.정선 살 적에 어쩌다 손님이 오면 구경시켜 주는 곳이 아우라지와 이곳 정암사였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지은 사찰로서 어쩌고저쩌고...수마노탑은 마노로 쌓아 올린 탑으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으며 어쩌고저쩌고...이런 건 별로 재미없다. 그저 담장을 덮은 이끼라던가 경내의 고요한 적요감 따위가 나는 좋았었다. 오랜만에 찾은 정암사는 그러나,그간 많은 불사가 있어 예전의 호젓한 사찰이 아니었다.전각 당우도 몇 개 더 들어섰고 그 외 잡다한 시설물들이 들어차 답답했다. 수마노탑으로 오르는 오솔길로 접어든다. 내가 정암사를 자주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