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나무 고통 인간만큼 악랄한 족속이 없다. 애견가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먹을 것도 많은데 개를 왜 먹냐고. 마트에 가서 냉장고를 열어 보면 마실 것들이 수백 가지거늘 나무에 호수를 꽂아 그걸 마셔야겠는가. 그렇다고 특별히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약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참 싫다 이런 행태들. 서늘한 숲/숲에서 2011.03.02
가재가 나왔네... 지독히도 춥더니 한 열흘 가량 포근한 날이 이어지면서 산골 물도 거의 녹아간다. 그래도 아직은 겨울이고 앞으로도 추울 날이 많이 남았거늘 벌써 봄이라고 겨울잠 자던 가재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반갑기도 하지만... 가재야 또 추워질 텐데 너 어떡하니?? 서늘한 숲/숲에서 2011.02.08
색이 아름다운 참나무 장작 땔감용 장작 중에서 가장 좋은 게 참나무다. 밀도가 단단해서 자를 때도 힘들고 운반할 때도 엄청 무겁다. 그러나 장작을 팰 때는 아주 수월하다. 제대로 내려치면 한번에 쫙쫙 나간다. 그럴 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비중이 크기 때문에 불이 좀 늦게 붙지만 일단 타기 시작하면 불땀도 세고 오.. 서늘한 숲/숲에서 2011.01.31
숲의 명상 숲을 가꾼다고 한다. 사람이 나무를 기른다고 한다. 명 짧은 인간이 훨씬 오래 사는 나무를 기른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이 얼마나 오만방자한 말인가. 우주에 오발탄처럼 잘못 나온 인간이 그 모든 잣대를 저거들 기분대로 판단하고 재단한다. 구제역 역병으로 죽어 가는 짐승들을 생각하면 너무.. 서늘한 숲/숲에서 2011.01.10
숲속 오두막집 저 집에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옛날 그 어느 한때 가난한 오막살이 살림이언정 단란하게 가족들을 보듬어 가며 고운 꿈을 꾸었을... 지금은 그 어느 곳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는지. 서늘한 숲/숲에서 2010.09.24
선녀를 기다리는 나무꾼 우리나라 전래동화 가운데 숲이 배경이 된 동화가 제법 된다. 원래 예부터 사람들은 숲과 더불어 살아 왔으니 당연 이야기도 그렇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호랑이나 여우 토끼가 빈번히 등장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숲으로부터 나온 이런 전래동화 중에서도 으뜸은 <금도끼 은도끼>와 &.. 서늘한 숲/숲에서 2010.09.16
생사의 기로에 있는 유혈목이 언제부턴가 여름이 끝나갈 무렵부터 우기가 오고 있다. 여름철의 장마라는 용어가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다. 연 나흘을 비가 내렸다. 숲에도 아주 많이 내렸다. 곳곳에 없던 물길이 생겨 숲의 생명들을 죄다 쓸어갈 것처럼 흘러 내렸다. 유혈목이 한 마리가 물속에 있기에 의아했다. 물뱀이 아닌 이.. 서늘한 숲/숲에서 2010.09.15
멧돼지 똥 조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멧돼지 개체수가 오히려 감소했다고 한다. 농작물 피해를 입는다는 등 멧돼지가 너무 많아 이들을 죽여야 한다는 논리가 퇴색하게 됐다. 사실 멧돼지가 마을로 내려오는 건 살곳이 자꾸 줄어서 그렇다. 여기저기 온갖 시설물 건축물을 짓고 관광지를 만들고, 깊은 산중에도 .. 서늘한 숲/숲에서 201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