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가꾼다고 한다.
사람이 나무를 기른다고 한다.
명 짧은 인간이 훨씬 오래 사는 나무를 기른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이 얼마나 오만방자한 말인가.
우주에 오발탄처럼 잘못 나온 인간이 그 모든 잣대를 저거들 기분대로 판단하고 재단한다.
구제역 역병으로 죽어 가는 짐승들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기가 막힌다. 아무런 죄도 없는 생명들. 사람이 아프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치고 치료하려 전력을 다하면서도 짐승이 아프면 그대로 죽여 묻어 버린다. 먹겠다고 죽이고 또 못 먹겠다고 죽인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그 존재의 이유가 있다 하거늘 소와 돼지는 사람에게 먹히기 위한 존재인가. 인간이 여타 생명의 여탈권을 쥐고 있는 게 합당한가. 기실 그들 소 돼들은 아프지도 않다. 그냥 내버려둬도 저들 명대로 살 것인데 인간이 저들 기준으로 무자비하게 살해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한때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 사람들은 쥐를 두려워하고 혐오하고 기피했다. 공포의 바이러스가 그들로부터 옮겨온다고 인식했다. 따지고 보면 쥐들 또한 아무 죄가 없다. 오히려 그들이 더 큰 희생자였다.
인간은 나무를 기를 수가 없다.
나무의 영원성과 큰 도량에 우리는 그저 기대고 안겨 살아야 한다. 그들에 비해 우리는 참으로 작고 초라한 존재일 뿐이다.
숲은 우리의 영원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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