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신륵사 이름 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왠지 '신록'이 연상되는 신륵사. 수행의 도량이라기보다는 시민공원의 성격이 더 짙다. 신록의 계절 5월 어느 아름다운 날에. 쪽동백 꽃잎이 흩날려 오솔길을 덮고 있다. 때죽나무와 꽃이 똑같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죽나무는 잎이 작고 쪽동백은 아주 크다. 5월은 또한 이팝나무의 계절이다. 이맘때면 전국 어디라도 이밥 같은 하얀 꽃의 천국이다. 슈만 : 아름다운 5월에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20.05.31
서울 중랑천 장미터널 장미넝쿨 우거진, 혹은 장미 가득한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기를 그 얼마나 소망하는지. 누구나 장미 가득한 정원을 꿈꾸며 장미 향기 가득한 인생이기를 원합니다. 나는 단 한번도 장미정원을 약속한 적 없지만 나의 그녀는 예쁜 장미정원을 소망하곤 했지요. 가슴 속으로만. 평생을 꿈꾸던 장미정원을 그녀는 한번도 가져 보지 못했습니다. 길을 가다가 붉은장미 넝쿨이 담장을 덮은 집을 보면 많은 상념이 갈마듭니다. 과연 저 집 여주인은 우리가 부러워하는 것만큼 행복할까. 모르긴 몰라도 그녀의 생활 역시 희노애락으로 점철된 보통의 삶 이상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삶이란 화려한 삶이 결코 아니란 생각으로 자위도 합니다. KBS드라마 에서 평범한 여자 최진실은 화려한 장밋빛 인생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저 남편..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20.05.27
광주 청춘발산마을 청춘!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중략)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 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인생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 보내는 것은 청춘의 끓는 피다. 청춘의 피가 뜨거운지라, 인간의 동산에는 사람의 풀이 돋고, 이상(理想)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 - 민태원 중에서 광주의 달동네 중의 하나 양동. ‘달동네’는 으레 그렇듯 서민과 빈민층의 애환이 연상되고 실제로도 그런 곳이다. 광주천변의 이 달동네도 흥성거리던 한 시절이 있었다. 개천 건너편에 방직공장들이 서면서 각지에서 몰려든 젊은 여공들이 이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20.05.17
연두빛 봄... 공주 마곡사 춘마곡 추갑사 春麻谷秋甲寺 봄풍경이 아름답다는 마곡사. 뭐 신록의 계절이야 마곡사뿐이겠는가. 무르익은 봄은 어딜 가도 흥이 넘치는 이 계절이다. 또한 가을의 마곡사도 여느 곳 못지않게 아름다운 정취가 있다. 어쨌든 다녀온 연두빛 가득 마곡사의 봄은 과연 생기발랄한 봄의 절정..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20.05.10
노동절 아침에 아주 예전 소싯적에 인천의 어느 공장에서 일할 때였다. 볼일이 있어 사무실에 갔다. 큰 회사라 작업현장도 크고 사무실도 커 직원들도 많았다. 일을 보고 있는데 현장 노동자가 또하나 들어왔다. 책임자 중의 누군가에게 호출을 받고 온 것 같았다. 쭈뼛거리며 섰더니 딴에는 예의를 차..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20.05.01
담장이 있는 풍경... 담양 삼지내 최첨단의 문명을 자화자찬하며 기고만장하던 인류의 자존심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게 작은, 기껏해야 미물에 불과한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허우적거리는 꼴이라니. 이 봄에 우리는 스스로 깨닫는 것이 많아졌다. 가까이 보듬고 껴안는 것이 진리만은 아님을. 적당히 떨어져 바라보는 것에 더 진실이 담겨 있음을. 중국의 경우 코로나 사태가 해제되고 나서 이혼 신청이 급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고 가족 구성원들간의 피로도가 쌓여간다는 뉴스를 접하는 요즘이다. 자만은 인간을 오만하게 만든다. 이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님을 자각하고 순수하게 겸손해져야 하지 않을까. 속도를 멈추고 뒤를 돌아보고 싶다. 고속 일변도가 아닌 멈춰선 세계. 담양의 한 골목길을 다녀왔다. ‘고샅’이라는 이름의 전라도 .. 서늘한 숲/한국의 아름다운 길 2020.04.29
비암사 그리고 여인들 고장이 나서 못 쓰고 처박아 두었던 엣 카메라에서 메모리카드를 꺼내 재생해 보니 카메라 만큼이나 세월 지난 사진이 저장돼 있다. 카메라를 버리지 않길 잘했다. 비암사. 가을도 지쳐 사라지려고 하던 11월의 어느날. 절집 주위엔 온통 낙엽이었다. 세 여인과의 데이트. 그네들과는 종종..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2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