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젊은날의 초상 의상대 하면 그냥 젊은 날의 청춘으로 관념이 박혀 있다. 공순이였던 내 누이는 주말이면 화려한 외출을 하곤 했다. 화려하다 하지만 그래 봤자 빨간 티셔츠에 파란 블루진 거기에 챙모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70년대를 살았던 그들의 이력이 보통 그러하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싱을 돌리고..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12.06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고은 시인이 노벨상을 못 받았다고 다들 서운해 한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어려울 것 같다. 그 아름다운 시어와 감성을 그들이 알 리가 있나. 선생의 글을 읽고 접하는 우리는 참 행복하고 축복받은 사람이다. 내일은 한글날, 부디 저들은 도저히 알아먹지 못하는 우리말로 위대한 글..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10.08
그들의 가소로운 이중성 올해도 쌀농사가 풍년이고 정부 창고에는 지난 쌀이 아직도 그득하다. 엊그제 농민들이 모여 대정부시위를 했다. 남는 쌀 북한에다 지원하라고. 웃기고 있다. 저들이 언제부터 북한의 식량을 걱정했던고. 기실 북에다 퍼 준다며 좌빨이라고 대통령을 폄훼하지 않았던고. 우리나라 농민들은 대체로 보..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09.11
대재앙 강은 스스로 생겨났다. 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곡선으로 흐르는 게 그 속성이다. 굽이굽이 사행하면서 그 속도와 수량을 유지하며 강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만약 직선이라면 삽시간에 물이 흘러 빠져 버리고 말아 강이 형성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금 흐르고 있는 강이나 하천들은 그 속성대로 흘러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09.10
삼겹살은 슬레이트에 구워먹는 게 최고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혀 건설한 새마을. 그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얹은 게 슬레이트였다. 한참 근대화의 가속을 붙이던 시기라 우둔한 촌것들은 사실 초가집에 사는 게 창피하기도 했었다. 어쩌다 도시에 나와 근사한 슬레이트 지붕들을 보면 선망 한편으로 기가 죽기도 했었지. 그런데 위대한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09.07
기차와 코스모스 살갗이 벗겨지게 뜨거운 폭염의 나날. 햇볕은 강렬하고 대지는 불타도 어김없이 꽃은 피고 또 지고, 풍경들은 또다시 내게 방랑의 병을 도지게 한다. 어디로 가나. ]로 이동합니다.' href='' target=_blank>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08.25
영월 법흥사 법흥사로 들어가는 길은 멋들어진 길이다. 기괴한 소나무들이 각양각색의 자세로 도열해 있는데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들이 뒤어켜 있는 듯 하다. 양산 통도사의 그 멋진 소나무들을 보고 경이로움에 감탄한 적이 있는데 법흥사의 소나무도 그에 못지 않다. 아쉬운 건 절..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08.20
굿모닝 미스터 오웰 오래 전 일이었다 1984년. 새해 첫날 아침을 장식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비디오아트의 거장이라는 백남준의 작품이었다. 실은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었다. 그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그날 저녁 아홉시뉴스에 보도되었다. 뭐 그래도 낯설긴 했지만. 조지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07.17
길 바람이 나를 길 위로 불러냈다 이젠 쉬고 싶은데 원망스런 저 바람은 여전히, 들판을 가로질러 불어온다 내게로 분다 끝도 없는 길 위에 서면 그 아득함에 갈피를 못 잡기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작정 발을 내디뎌 본다 그러면 어느 낯선 모퉁이에 정겨운 이름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그렇긴..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10.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