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오면 그녀가 온다 4월이면, 꽃잎 흩날리는 이 계절이면 실바람처럼 감미롭게 들려오는 노래가 있어. <April Comes, She Will> 폴 사이먼의 노래야. 폴 사이먼과 그의 동료 아트 가펑클은 가장 미국적인 대중가수야. 근데 희한하게도 그의 노래는 한국인의 정서에 또 가장 부합된다는 거야. 글쎄 나 개인적인 .. 서늘한 숲/음악 이야기 2008.04.20
또... 봄... 내년에는 가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그러고 나서는 저 남녘에서 봄바람이 올라오면 언제 그랬냐 하고 다시 들어가곤 했다. 고운동 계곡. 이것도 인연일까. 벌써 세 해를 다향(茶香)에 취했었다. 작년 골짜기를 나올 때도 역시 내년에는 오지 말아야지 했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그.. 서늘한 숲/초록의 茶園에서 2008.04.10
엽기소나무 외로운 소나무가 하나 있다. 아니 괴로워 보이는 소나무가 있다. 정선 함백의 엽기소나무. 무성한 숲을 죄다 밀어버리고 드넓은 평원을 만들었다. 그곳에 그 소나무가 하나 뻘쭘하게 서 있다. 저 소나무는 왜 마저 베어 버리지 않았을까. 어울리지 않은 그 생경함에 영화감독은 모티프를 느꼈을까. 카..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4.07
내 이름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이름은 ‘재순’이다. 딸이라서 재수가 없다고 그랬단다. 큰외삼촌이 맏이니 아들을 먼저 하나 놓았으면서도 딸이라 재수가 없다고. 이모는 또 낳았다고 ‘또순’이다. 출생신고를 할 때는 한자여야 하니까 호적에는 ‘황도순(黃道順)’이라 등록했다. 자고로 여자아이가 나오..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3.29
브래지어를 벗어라 브래지어를 벗어라 여성들이여, 사슬을 풀자 구속의 문을 열자! 벗자 벗어 버리자, 여성들이여. 어느 여성단체에서 벌이는 계몽운동 중에 브래지어를 벗자는 운동이 있더라. 그들이 페미니스트인지는 모르겠다. 페미니즘 혹은 여성지위를 향한 캠페인이라 하기엔 자가당착에 빠진 것 같아 안타까움을..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3.28
비밀의 숲 영화 <비밀의 숲 - 테라비시아>에 나오는 레슬리란 캐릭터를 좋아한다. 소녀이면서도 주눅들지 않고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 있다. 친구 제시의 남녀차별적인 발언에도 불쾌해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제압한다. 제시 : 네 글에 쓴 건 실제로 본 건 아니지? 레슬리 : 그럼 네가 그린 그림은 실제로 본 것..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3.23
외출 무슨무슨 영화촬영지라고 떠들썩한 곳을 찾아다니는 게 영 생리에 맞지 않는 나. 작년 여름 삼척 덕풍에 바캉스를 다녀오는 길에 투숙했던 모텔. 현관에 영화 <외출> 촬영지라고 써 붙인 것을 비롯해 영화의 한 장면을 크게 확대한 걸개그림이 붙어 있네. 원래가 영화를 싫어하는지라 개봉영화든 ..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3.23
인생 강원랜드 앞 큰길에서 보이는 좁다란 샛길이 있다. 그 산길로 접어들면 가파른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다. 새로운 여행명소로 부각되고 있는 화절령으로 오르는 길이다. 그 오르막 어디쯤에 탄광의 흔적이 있다. 보배로운 탄맥을 품고 길게 누운 백운산 줄기에 한때 그 보석들을 꺼내기 위한 흥성거리는.. 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2008.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