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은 군위 한밤마을을 가고 싶어 했는데 계절적으로 좀 이르다고 대신 선택한 게 서산 유기방가옥이다.
시기적으로 수선화가 한창일 것이었다. 나도 명성만 듣고는 한번도 못 가 본 곳이다.
안날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 예보는 많지는 않아도 하루 종일 내린다고 한다.
꽃구경은 쾌청한 날이라야 하는데 비라니 조금은 설렘이 식었지만 수선화는 노란색이니 이런 우중에서는 더욱 새틋하게 화려하지 않을까.
유기방가옥이란 이름을 대부분 잘 모르는 듯하다.
유기방은 사람 이름이다. 그 일가가 지은 아름다운 한옥이다.
이곳에 오는 관광객들은 가옥보다는 수선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다. 수선화의 화려함에 묻혀 가옥의 아름다움은 그냥 지나치게 된다.
평일인데다 날도 궂은데 사람들 엄청 많다.
유정과 구름이 함께 했다. 내가 백수가 되니 이들과 만나는 날이 많아졌다.
가옥 뒤 자드락에는 근사한 소나무숲이고 그 숲그늘 아래도 수선화로 그득하다.
지난 주 갔었던 구례 치즈랜드보다 규모가 엄청 크다.
구례의 수선화는 진한 노랑인데 이곳은 색이 많이 연하다. 감성적으로 따지면 좀더 인간적이고 다정하다고 할까.
보슬비 맞은 노란 꽃잎들이 해사하면서도 처연한 느낌이 있다.
이왕 서산에 왔으니 개심사도 필수코스다.
유명한 청벚꽃은 아직이고 수양벚꽃이 휘 늘어졌다.
심검당 앞의 흰동백이 활짝 폈다. 좀체로 보기 힘든 희귀한 흰동백이다.
귀하긴 해도 역시 빨간 동백보다는 못하다.
오후가 되니 비는 그치고 시나브로 하늘이 열리고 있었다.
Seven Daffod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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