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단양 사인암

설리숲 2024. 3. 27. 16:22

 

단양과 그 일대를 지나갈 때면 수시로 ‘사인암’이란 관광지이정표가 보이곤 한다.

이름만 많이 들었지 별 관심은 없어 일말의 상식이 없던 나는 암자 이름인 줄 알았다. 얼마나 대단하기에 곳곳에 이정표가 있는 거냐.

 

몹시 무덥던 어느 주말 그곳을 방문했다.

 

아하!

암자가 아니라 물가에 병풍처럼 둘러친 암벽이다.

庵이 아니라 巖이다.

지질학 용어로는 수직절리이다.

 

 

 

 

 

 

 

 

남조천의 물이 아주 맑고 시원해 여름철 피서객들이 몰려든다.

일대에 펜션과 음식점 등 관광 인프라가 많은 걸 보아 과연 명소인 줄 알겠다.

그간 내가 관심 없이 무심하게 지나쳤다는 생각을 했다.

 

 

 

 

 

 

 

 

사인암(舍人巖)이란 이름은 사인 우탁에서 연유했다. 고려 충선왕 때의 학자인 우탁은 중학교 때 공부했던 <탄로가>를 쓴 학자다.

사인(舍人)은 그 당시의 정4품 벼슬의 하나였다.

우탁이 이곳에 왔다가 바위의 절경에 반해 자신의 벼슬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도 숨어 있는 명승지 하나 찾아내서 내 이름 붙이면 안될까.

 

 

 

 

 

 

 

 

 

 

 

 

 

깎아지른 사인암 뒤쪽 높은 곳에 청련암이 있다.

 

 

이 시비는 조선 성종 때 이곳 군수였던 임제광이 우탁과 사인암의 인연을 기념하여 자연석에 새긴 것이라 한다.

 

 

 

 

 

 

 

어쨌든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의 나날에 보는 이곳 풍경은 제법 시원하다.

그렇다고 더위는 식혀주진 않는다.

하늘이 흐린 습한 날이라 더욱더 무더운 날이다. 비라도 좀 뿌려주면 좀 나을 텐데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기억은 그러한데 이 계절에 사진들을 꺼내놓고 보니 여름이 그립다.

확실히 겨울보다는 여름의 풍경이 아름답다.

막상 여름이 되면 또 지겹고 웬수를 부릴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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