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비와 찻잔 사이, 상림

설리숲 2023. 11. 28. 18:43

 

두어 차례 한파도 왔다 가고 눈도 내렸다.

이제 문밖은 완연한 겨울 풍경이다.

 

낙엽엔딩.

다음 해를 준비하느라 낙엽들은 저리도 바쁘다.

가을이 짧아 늘 서운하고 아쉽더니

그래서 저 낙엽들처럼 부지런히 짧은 가을 속을 싸돌아다녔더니

내 카메라에 유난히도 많은 가을이 들어 있다.

 

이렇게 철은 지났는데 카메라 속의 사진들이 가을 가기 전에 내보내달라고 조르는 듯해.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내년까지 가둬 놓을 수는 없으니

옛다 보거라, 겨울이다!

 

 

 

 

 

 

 

 

 

 

 

 

 

 

 

 

 

 

 

 

 

 

 

 

 

 

 

 

 

 

오후 내내 잿빛 하늘이더니 기어이 비가 내렸다.

후두둑 숲에 내리는 비.

연못에 동심원을 그리는 빗방울.

제법 푸지게 내렸다.

 

슬픈 기분이면서도 그보다는 왠지 머리 개운한 느낌이다.

모든 것 다 내려놓고 홀홀히 떠난다는 것.

낙엽이, 빗방울이

나에게 던져주고 간 사랑의 언어다.

 

 

 

 

 

 

 

 

 

 

 

 

 

 

 

 

 

 

 

 

 

 

 

 

 

 

 

 

 

 

 

비와 찻잔 사이.

소년시절 한때 노래에 푹 빠졌었다.

다분히 소녀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센티멘털리즘의 극강.

나중에 참 유치한 노래였다는 걸 자각했었다.

 

상림 입구 카페에 앉아 있는데 이 노래가 나온다. 

창밖 풍경 제대로다, 큭 .

 

 

 

 

 

 

 

             배따라기 : 비와 찻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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