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롱 타임 어고우,
아라가야라는 부족국가가 번성을 구가했던 곳, 함안
여기저기 고대문헌에 등장은 하지만 그 내용이 다 달라 여전히 미지의 역사로 남아 있는 전설의 왕국..
그렇지만 지금 우리 눈앞의 거대한 고분군은 갈데없이 확실한 역사적 사료다.
현재 육안으로 보이는 분묘는 37기인데 실제로는 200여 기에 달하며 전문가들의 추정은 1,000여 기가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이산 말고도 함안에만 고분군이 여러 곳에 산재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바 과연 고대 아라국의 위세를 미루어 짐작하겠다.
봉분의 크기는 통치자의 권력에 비례한다.
비록 가야국들이 고대국가로의 발전은 못하고 사라졌지만 이토록 거대한 분묘라면 아라가야 권력자들의 힘을 미루어 짐작하겠다.
그러나 어쨌든 그 왕들은 죽어 묻힌 지 오래고 살아 있는 내가 그들의 무덤을 구경하고 있다.
정작은 살아 있는 것이 권력인 것이다!
11월인데 몹시 추웠다. 매운 바람이 사정없이 말이산과 들판을 쓸고 지나갔다.
오히려 12월이 되니 날들이 더 따뜻했다.
사라진 잉카제국의 흔적 같기도 하고,
어느 다큐멘터리에서는 ‘한국의 폼페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지만 역사와 문화 자체가 다르니 어불성설이다.
오후 나절을 쏘다니다 보니 짧은 늦가을 해는 어느새 서산 마루로 지고 이내 어둠이 내린다.
어두워진 고분군은 낮과는 전혀 다른 풍광이다.
1,60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금처럼 똑같이 그때도 저 하늘은 끊임없이 낮과 밤을 맞이하고, 이 무덤 아래서 보는 저 달을 그 사람들도 똑같이 쳐다봤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어쩐지 소름이 돋을 만큼 신비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그때 그 시간 속에 있는 것 같은 망상도 해본다.
어쨌든 과거의 영화는 무의미하고 다 부질없다. 지금 내가 살아 움직이는 게 진리라는.
서양에서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한다지. 내가 경외하고 좋아하는 시간이다.
시나브로 변해가는 저녁하늘의 무한한 신비를 새삼 느낀다.
해가 사라지고 나면 날은 더욱 추웠다.
드라마 <한성별곡>중 : 사랑을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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