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유명한 숲 관방제림.
오래된 노거수들이 으늑한 그늘을 지우고 줄지어 늘어선, 보기에도 시원한 그늘숲입니다.
푸조나무가 주종이며 팽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서어나무 등의 수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무마다 일련번호를 붙여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어서 이 아름다운 숲이 보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름은 갔지만 여전히 나뭇잎과 숲은 짙은 푸르름으로 마지막 축제를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태풍 힌남노가 오기 하루 전 주말이었습니다.
폭풍전야의 고요인지. 바람 한 점 없이 물쿤 날씨.
하늘은 구름이 몰려들었다가는 파랗게 벗개기길 반복하며
이따금 는개가 흩뿌리기도 하고 곧이어 쨍쨍 햇빛이 쏟아지기도 하는 요상한 날씨였습니다.
관방천을 사이에 두고 유명한 죽녹원이 마주하고 있고 관방제 숲을 사뭇 걸어가면 또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길이 이어집니다.
이 코스를 잡아 걸으면 오롯이 행복한 하루가 됩니다.
나는 전에 죽녹원도 가 봤고 메타세쿼이아 길도 가 봤으니 이번엔 관방제림을 목적으로 나선 길이었습니다.
그보다는 내내 기상청이 힌남노에 대한 공포를 경고하는 통에 곧 불어닥칠 비바람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래 또 보고 싶은 메타세쿼이아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큰나무들이 선사하는 초록색 숲그늘을 만끽했습니다.
이곳도 곧 조락의 계절이 오겠지만 지금의 눈부신 푸르름이 아름답습니다.
숲이 끝나는 곳엔 또 유명한 국수거리입니다.
빈자리 차지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바글거립니다.
원래 국수 종류는 좋아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숲을 공짜로 누렸으니 그에 대한 일말의 보상이라도 해야겠어서 빈자리를 찾아 비집고 들어앉아 먹습니다.
즐기지 않을 뿐이지 싫어하는 건 아니어서 국수도 맛이 일품입니다. 맛의 고장 전라도라.
태연 :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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