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숲/햇빛 속으로

목포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설리숲 2022. 8. 17. 18:46

 

 

8년 전, 그러니까 20146월이었다.

밤기차를 타고 새벽에 목포역에 내려 기다렸던 시티투어버스.

승객은 나 혼자 뿐이어서 버스운행을 취소했었다. 그 두 달 전 있었던 세월호 참사로 인해 관광객이 뚝 끊겼다고 한숨을 쉬더니.

 

그리고 이번 여름에 드디어 투어버스를 타게 되었다. 8년 전과 다르게 만차였다.

 

 

 

 

 

제물포 군산 구룡포 동래 등 바닷가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목포도 일제의 수탈 역사를 지닌 땅이다. 일제가 남기고 간 근대문화건축물을 돌아보는 관광상품이 있다.

 

광복절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들의 연속이다. 오죽 더우면 예정에 있는 유달산을 패스하기로 합의했다.

 

목포는 수탈의 역사와 함께 저항의 역사도 공유한 도시다.

그리고 민주화를 이끌고 완성한 도시이기도 하다. 아픔과 기쁨 영욕의 세월을 건너온 곳. 도시의 풍광은 다른 도시에 비해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인상이다.

 

 

 

 

 

 

 

 

 

 

 

 

 

 

 

 

 

 

 

 

이열치열 뜨거운 도시 포도 위를 거닐며 여름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다.

 

 

예전에 여러 해를 겨울이면 해남에서 보냈는데 그때 많이도 들락거렸던 목포다. ‘2의 고향정도는 아니더라도 이 도시가 제법 정겹다.

그러고 보면 나도 엔간히 많이 다녔다. 이 머나먼 도시가 정겨우니.

 

 

 

 

 

 

긍게

목포는 항구지라

항구에 가득한 배를 봉게 인자서 깨단허겄구먼이라.

 

 

 

 

가수 남진이 이곳 출신이다. 그의 생가가 있고, 신축중인 저 건물주가 남진이라 한다. 남진이 나이가 많은데 저게 완공되기 전에 돌아가시겠다는 농담으로 잠깐 낄낄거렸다.

목포시는 남진을 테마로 한 관광지를 기획하고 조성했다.

 

 

 

 

나의 시티투어에 빠지지 않는 참새방앗간.

이 빵집도 전통이 깊다. 보통 이런 유명 빵집은 가격이 비싸다. 내 입맛엔 다 그게 그거인데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사람에겐 브랜드를 향한 약간의 신앙심과 일종의 허영심이 있는 게라고 나는 늘 생각하는 것이다. 자주 보지만 길게 나라미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음식점을 볼 때도 그렇다.

 

 

 

 

 

                비 : 태양을 피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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